6년만에 이상철 부회장의 후임으로
LG유플러스(032640)를 이끌게 된 권영수 부회장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불리는 권 부회장이 전임자와는 어떤 차별화를 이루어낼 지 주목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권 부회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를 맡을 당시 공격적인 설비 투자와 함께 애플의 물량을 수주하는 등 회사를 세계 1위 자리에 올렸다. LG화학에서도 전지사업 부문을 맡아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에서 권 부회장은 회사의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과거 경쟁사보다 빠르게 롱텀에볼루션(LTE)을 도입하면서 높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시장 안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ARPU가 역성장하는 상황에 빠져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올 3분기 ARPU가 전분기 대비 0.9% 감소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높은 LTE 보급률, 번호이동과 기변간 보조금 차별 금지 환경 하에서 시장점유율 올리기에 치중해봐야 별 소득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권영수 CEO 선임으로 인해 앞으로 수익성 관리에 초점을 맞출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수익성 강화에 집중한다면 외부적으로는 경쟁사와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벌여야 한다. 내년에는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주파수 경매가 예정돼 있어 권 부회장의 선택에 따라 회사의 미래가 결정된다.
여기다 최근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를 결정하면서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장 상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KT-SK텔레콤으로 재편된 방송·통신 시장에서 LG유플러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씨앤앰, 현대HCN 등 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의 과거 행적을 감안해 볼 때 경영진단이 끝나는대로 LG유플러스에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며 "조직 개편, 수익성 강화와 신사업 추진 등 내외부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권영수 신임 부회장.사진/LG유플러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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