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우상호·정호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방송·통신 융합에 따른 제도 개선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 발표 이후 처음으로 이동통신3사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와 정부는 물론 학계에서 전문가들이 참석해 주목을 끌었다.
M&A를 찬성하는 진영에서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주요 이유로 들었다. 이광훈 중앙대 교수는 "해외 거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일정 수준의 규모 및 범위의 경제확보, 효율화 및 경쟁력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적절한 세이프가드만 있다면 인가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M&A 발표 이후 공식 자리에서 처음 입장을 밝혔다. 특히 그동안 반대를 표명했던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를 겨냥해 와각지쟁(蝸角之爭)을 멈춰달라고 했다. 와각지쟁이란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운다는 뜻으로, 아무 소용도 없는 싸움을 의미한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SK텔레콤은 창사 이래 최초로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만큼 위기를 느끼고 있다"며 "글로벌 통신 사업자들도 M&A 및 융합서비스를 통해 위기 극복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또 "M&A 이후 집중 투자를 통해 케이블과 IPTV의 서비스 고도화, 콘텐츠 투자 확대 등 스마트미디어 진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경쟁사들은 와각지쟁을 멈춰달라"고 했다.
M&A를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SK텔레콤의 지배력이 커지면 경쟁제한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허용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KT는 해외 사례를 들어 경쟁을 저해하는 M&A가 일관되게 불허됐다고 말했다. 김희수 KT경제경영연구소 부소장은 "AT&T와 T-모바일,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M&A는 경쟁을 저해한다고 판단돼 불허됐다"며 "SK텔레콤의 CJ헬로비존 M&A는 지역방송 독점 형성, 결합에 의한 지역방송 독점 심화, 케이블 무선 결합상품을 통한 이동지배력 강화 등의 문제가 발생해 불허하거나 강한 조건이 부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역시 경쟁제한성 측면에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를 반대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SK텔레콤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지역 시장을 잠식하고, 방송통신 시장 장악력을 확대해 나가고자 하는 사건"이라며 "이통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에 의한 방송통신 시장 독점화를 방지하고 경쟁 활성화 및 소비자 후생 증진을 위해 M&A가 불허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통신 융합에 따른 제도 개선 토론회 모습.사진/서영준 기자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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