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인가로 저축은행과 카드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인터넷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금리로 경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터넷은행이 '편리함'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어 앞으로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과 카드사들은 인터넷은행과 금리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 뿐 아니라 고금리 시장까지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의 대출 금리는 연 25% 수준이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업계 2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웰컴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의 경우 대출잔액 1조2894억원 중 25% 이상 고금리 대출 잔액은 1조2151억원으로 전체의 94%를 차지했다.
카드사 역시 마찬가지다. 카드사들은 카드론에 최고 연 26%∼27.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최고 수수료만 따지면 대부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카드론 이용자 중 20%가 넘는 고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이용자 비중은 평균 19.3%에 이른다.
특히 카드사들은 내년 가맹점 수수료 인하까지 예정돼 있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인터넷 은행이 카드론 시장을 얼마나 뺏어가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수익 급감은 예견된 사실이기 때문이다.
반면 인터넷은행은 저축은행과 카드사의 카드론에 비해 장점이 많다. 금리가 같다고 가정한다면 경쟁업권보다 더 빠르고 편리하게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은행이 출범 초기 상대적 저금리로 경쟁을 시작할 경우 카드사와 경쟁에서는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초기에는 인터넷은행이 우리의 경쟁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카드사들도 경쟁상대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만의 장점을 살려 인터넷은행과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카카오뱅크-케이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사업계획 브리핑에서 김인회 케이뱅크 컨소시엄 단장이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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