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두산인프라코어가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생존을 위한 버티기에 돌입했다. 주력사업으로 꼽히는 건설기계 시장 자체가 중국을 중심으로 전세계적으로 축소세를 이어감에 따라 '다운사이징'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조직과 인력을 시장 상황에 맞춰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을 비롯해 강도 높은 경영 개선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오는 18일까지 국내 사무직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임원은 약 30% 수준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기술직 450여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3대 주력사업 중 하나인 공작기계 사업의 경영권 매각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다른 두 주력사업인 건설기계와 엔진 사업은 최근 지속 축소되는 시장 규모에 맞춰 조직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브라질 공장의 생산 중단을 비롯해 해외 적자법인에 대한 생산중단 및 판매 최소화 작업도 진행하게 된다. 또 불필요한 업무 제거, 사업의 우선순위화 및 선택과 집중, 구매 혁신 등을 통해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이같은 고강도 구조조정은 최근 전세계 건설기계 시장이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축소되고 있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의 건설기계 사업은 전체 매출 비중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으로 꼽힌다.
올해 건설기계 시장은 지난해보다 2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전세계 성장을 주도했던 중국시장이 건설경기 불황으로 지난해보다 50% 축소될 것으로 보여 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전세계 건설기계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캐타필라의 경우 2012년 임직원 14만명에서 올해 11만명으로 3만명의 인원감축과 20개의 공장 정리를 실시했다. 향후에도 시장 축소세에 맞춰 2018년까지 1만여명을 추가 감원할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예전에도 최근처럼 업황이 좋지 않았을때 몸집을 줄이지 않거나, 공격적인 투자로 위기를 돌파하려했던 기업들이 무너진 사례가 많았다"며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 시장도 계속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은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보다 생존을 위해 몸집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또 다른 주요 건설기계 업체인 현대중공업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생산량을 줄이는 감산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1985년 사업본부 출범 이래 최초로 건설장비 사업본부의 중형과 대형굴삭기 생산공장 조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 해양 등 다른 사업들의 비중이 크다고는 하지만 건설장비 사업 부분만 떼놓고 봐도 한 회사에 해당하는 규모인 만큼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며 "사내 다른 사업과 연관된 것이 아닌 독립사업부라는 점도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어 생존을 위해 감산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생산중인 굴삭기와 휠로더.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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