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수 부진과 메르스 파동 등의 잇단 악재와 위기를 가까스로 버텨낸 백화점 업계가 내실 경영과 점포 확장으로 내년을 이겨내겠다는 복안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은 올해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K-세일데이, 창고개방 출장세일 등 각종 세일 행사를 총 동원해 가까스로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을 이끌어냈다.
간신히 역신장에서 벗어난 백화점 업계는 이제 내년 사업구상을 통해 살림살이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당장 업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올해보다 더 좋은 실적을 올려야하는 처지지만 올해처럼 잦은 세일행사만으로는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백화점들이 세일과 프로모션으로 매출을 어느정도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바닥을 치고 있다"며 "세일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도 상당부분 무뎌진 상태라 내년 실적에 대한 걱정이 벌써 앞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진 않았지만 불확실한 미래를 돌파하기 위해 내실 경영과 신규출점 확대를 비롯한 다양한 사업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정유경 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은 적극적인 점포확장으로 시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우선 강남점이 2016년 2월 증축을 완료해 재개관할 예정이며, 3월에는 센텀시티 두번째 건물을 오픈한다. 하반기에도 하남점과 김해점, 대구점 등 신규 점포가 잇따라 문을 열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내년에 5개의 아웃렛 신규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주로 도심형 점포를 강화해 실적개선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올해 오픈한 판교점의 성장세를 이어감과 동시에 신규 아웃렛 3개점을 열어 재고문제와 실적개선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AK플라자는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로 사업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모바일 비즈니스와 신규 콘텐츠 개발, 업계 최고 수준 VIP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문화마케팅 활성화 등을 골자로 내년 사업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백화점 업계의 올해 현재까지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0~1%대 수준으로 사실상 정체상태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아웃렛을 제외한 백화점 매출은 기존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1% 신장했다. 현대백화점도 1월부터 지난 13일까지 기존점 기준 매출신장률은 1.8%를 기록했으며, AK플라자는 1월부터 지난달까지 매출신장률이 0%로 역신장을 간신히 면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이 -0.3%로 역신장을 기록했다. 다만 감소폭이 낮은데다 12월에는 정기휴일을 없다는 점, K-세일데이 등 최근 실시한 세일행사가 좋은 실적을 기록한 만큼 이달 안에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올해 유독 잦은 악재가 겹쳤던 백화점 업계가 전년 대비 역신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 등을 내세운 각종 세일을 수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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