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검토를 요청한 외국의료기관(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를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국영기업인 녹지공고그룹이 총 투자금액 778억원을 100% 조달하는 형태의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다른 의료기관과 달리 병원 운영으로 생긴 수익금을 투자자가 회수할 수 있다. 또 내국인이 이용할 때에는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및 ‘제주특별자치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한해 외국계 영리병원을 허용하고 있는데, 복지부는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결과 법령상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내국인 또는 국내 법인을 통한 우회투자 우려에 대해서도 복지부는 중국 모기업이 100% 조달할 계획인 점을 들어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녹지국제병원은 제주도 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개발 중인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녹지국제병원은 의료법상 허용되지 않는 줄기세포 시술 등을 계획하고 있지 않으며, 제주도는 지속적인 사후 관리감독 방안을 수립해놓은 상태다. 녹지국제병원은 병상 47개, 의사 9명, 간호사 28명 규모로 운영되며, 제주도를 관광하는 중국인들을 주된 대상으로 피부관리, 미용성형, 건강검진 등을 시술할 예정이다.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의료비 폭등, 건강보험 무력화 우려에 대해 복지부는 내국인의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점과 병상규모·의료인·지리적(제주도) 제한을 근거로 국내 보건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복지부는 조만간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에 대한 ‘승인’ 결정을 제주도에 통보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업계획서가 법령상 요건에 적법하게 충족되는지 여부뿐 아니라 의료공공성 강화 방안 등도 함께 고려해 결정했다”며 “건강보험제도를 견고히 유지하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는 등 의료의 공공성 강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지난 8월 27일 제주도청 앞에서 '의료민영화·영리화 저지 및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가 중국 녹지그룹이 제주에 설립하려는 외국인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 추진을 반대한다는 집회 후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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