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체류일정을 5일이나 연장한 끝에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 성공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 8일만인 17일 오후 남한으로 귀환했다.
이날 오후 2시 남한으로의 입경이 예상됐던 현 회장은 예상시간보다 25분 가량 늦은 2시25분께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했다.
현 회장은 도착 직후 기자회견을 겸한 발표문 낭독을 통해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현대아산 직원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그동안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함께 노력해 준 정부와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16일 오찬을 겸해 묘향산에서 낮 12시부터 4시간 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했다”며 “면담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금강산관광 재개문제 등 당면현안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지난해 박왕자씨 피격사건 이후 남북당국간의 자존심 문제로 비화된 '북측 공식 사과 및 재발방지 노력'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사과는 없었지만 김 위원장이 '앞으로는 절대로 지난 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번 방북에서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위원장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와 공동으로 금강산 관광재개 문제 등 크게 5가지 사항에 대해 합의했다고 말했다.
합의 사항은 ▲북측의 편의와 안전 보장을 바탕으로 금강산관광의 조속한 재개와 비로봉 관광 개시 ▲지난해 12월1일 이후 취해지고 있는 육로통행과 북쪽 체류제한 조치 원상회복 ▲개성관광 재개와 개성공업지구 사업 활성화 ▲2007년 11월 합의한 백두산 관광 개시 ▲올 추석 금강산에서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 추진 등이다.
현 회장은 면담과 합의 내용과 관련해 정부와 사전조율이 있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와 사전조율은 전혀 없었다”며 “면담성사 이후 대북지원 등에 대한 이면합의도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800연안호 나포 사건과 관련해서는 "김 위원장이 통일부 당국자 간에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며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체류 일정을 닷새나 연장한 이유에 대해 "김 위원장 스케줄이 원래 짜여있는 상태였는데 제가 일부러 일찍 가겠다고 해서 기다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