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주택공급 과잉 아니다"라는 정부의 주장이 무색하게 주택인허가량은 지난 4년 연속 국토교통부 목표량을 초과했다. 계획량보다 매년 10만가구가 더 인허가됐다. 과잉이 아니라면 국토부의 주택종합계획서 상 주택공급계획량은 시장을 완전히 잘못 진단해 온 것이다.
23일 국토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2014년 주택인허가 목표량은 총 159만9915가구로 집계됐다. 하지만 실제 주택인허가량은 209만1846가구로, 목표량보다 30.7%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목표치와 실적치의 격차는 49만1931가구로, 연간 공급실적 수준이다.
지난 2010년 목표량 40만가구에 못 미치는 38만6542가구가 인허가된 이후 매년 목표량보다 많은 주택이 인허가되고 있다. 2011년 국토부는 40만4000가구 인허가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 인허가량은 54만9594가구를 기록했다. 목표치보다 36.0% 많은 주택이 인허가됐다. 2012년에는 목표량(45만1000가구) 대비 30.1% 초과한 58만6884가구가 인허가됐다.
정권이 바뀐 2013년 주택인허가 목표량은 대폭 감축됐다. 주택수요 감소와 미분양 물량 적체 등 침체된 주택시장 상황을 감안했다. 2010년~2012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수요 부족으로 6.3% 하락했다. 수도권 미분양은 3만2574가구로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많은 미분양이 적체돼 있었다.
국토부는 2013년 적정 인허가량은 37만915가구로 판단했지만, 공급업자들은 44만116가구의 주택을 인허가받았다. 2014년 역시 국토부는 37만4000가구 수준의 인허가 목표량을 설정했지만 37.7%나 많은 51만5251가구가 인허가됐다.
2015년 들어 국토부는 주택종합계획 관리방식을 바꿨다. 인허가 기준이었던 주택공급계획을 준공물량으로 전환했다. 국토부가 올해 세운 주택 준공량은 43만4000가구다. 11월 말까지 전국에서는 39만2968가구가 준공됐다. 지난해 12월 3만1869가구가 준공된 점을 감한다면 국토부 계획 범위 안에 들어온다.
하지만 준공량은 수급조절이 가능한 대상이 아니다. 착공에 들어간 사업장은 공급자 부도 등의 문제가 없는 이상 준공으로 직결된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장기적인 수급조절 전략을 세워야 하는 국토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없다. 따서 준공량 집계는 주택공급현황 자료일 뿐 장기적으로 주택공급량을 조절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올들어 전국에서는 66만7163가구가 인허가됐다. 지난해 12월 실적 6만9267가구와 올해 증가율 49.6%를 감안하면 올해 연간 실적은 70만가구 돌파가 확실시된다. 인허가 70만가구는 1기 신도시 공급기인 1990년 75만378가구 이후 처음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인허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준공은 공급계획에 맞추는 것이 아니고 맞춰지는 것이다"면서 "주택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판단자료로 쓰는데 부족함이 있다. 혼란을 막기위해 주택공급 수준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정보 제공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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