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휴장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악재성 공시를 내놓는 ‘올빼미 공시’가 지난 성탄절 연휴 직전(24일)에도 쏟아졌다. 투자자들의 주의가 분산된 틈을 타 주가에 불리한 내용을 공시하려는 일부 상장사들의 꼼수가 연말에도 기승을 부리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5시57분 코스닥 상장사 아큐픽스는 14억원 규모의 멀티미디어·플랫폼 사업 부문 영업정지 공시를 냈다. 영업정지 금액은 최근 매출액 대비 23.41% 규모다. 성탄절 휴장(25일) 전일 공시 가능 시한(오후 6시)이 마감되기 직전,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줄 만한 영업정지 사안을 발표한 것이다.
같은 날 오후 5시45분 플렉스컴도 150억원 규모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이 해지됐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지분 매각이 불발됐다는 내용의 주식 양수도 계약 해지 공시는 통상 주가 하락과 직결되는 대표적 악재 중 하나다. 플렉스컴은 지난 10월20일에도 주식양수도 계약 해제 사안을 늦게 공시하고, 전환사채 발행 결정을 취소(공시불이행·번복)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기재정정 공시도 마감 시한 직전 쏟아졌다. 주로 공급계약 해지나 계약금 규모 축소 등 부정적 내용이 대부분이다. 삼일기업공사는 신축공사 계약금이 기존 97억9800만원에서 97억7420만원으로 변경됐다는 정정 공시를 이날 오후 5시52분 발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동양이 28억원 규모의 자사주 처분 공시를 오후 5시49분이 돼서야 발표했다. 자사주 처분도 물량 희석 우려 탓에 단기 주가 하락을 부르는 악재로 인식된다.
평일 장중 공시해도 될 내용을 굳이 투자자들의 집중이 흐려지기 쉬운 명절, 공휴일 직전을 노려 쏟아내는 행태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평소처럼 공시 업무가 진행되는 오는 31일 주식시장 휴장일에도 올빼미 공시가 속출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빼미 공시에 대한 지적과 우려가 예전부터 계속 제기된 만큼 투자자들의 면밀한 감시와 환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휴장일 직전 악재성 공시를 내놓는 '올빼미 공시'가 속출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은 한 개인투자자가 증권사 객장에서 전광판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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