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목해야 할 경제 이슈로 대외 부문에서는 소위 'G2'라 불리우는 미국과 중국간의 빅매치가 꼽혔다. 새해에는 미국과 중국이 통상·통화·개발 부문 등에서 경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국내 부문에서는 중국의 기술경쟁력과 일본의 가격경쟁력 사이에 끼인 우리 경제의 '신(新) 넛크래킹(nutcracking·호두까기에 낀 호두)' 현상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집행한 추가경정예산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새해 '추경 절벽'이 올 것이라는 우려도 유념해야 할 경제 이슈다.
28일 현대경제연구원의 '2016년 10대 경제트렌드'를 보면 새해 예상되는 대외 부문 경제 트렌드는 총 4가지다. 우선 'G2 빅매치'를 주목해야 한다. 중국의 경제력이 급성장해 세계경제와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미국·중국간 경쟁이 한층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통상부문에서는 아태 지역에서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중국 주도의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이라는 두 개의 자유무역협정이 공존하면서 교역 주도권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통화부문에서도 위안화가 내년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됨에 따라 국제 교역과 금융 시장에서 달러화와 위안화의 기축통화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부문 역시 미국 중심의 세계은행(WB)과 일본 중심의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중국 중심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긴장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해 '미국의 돈줄죄기와 세계경기 침체'도 눈여겨 볼 경제 트렌드다. 미국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올리며 돈줄죄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들은 회복세가 미약한데다 중국마저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금리인상·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외환건전성이 취약한 신흥국들은 외환위기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세계경제 회복이 미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17년 이후 미국 경기마저 둔화되면 경기 부진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가라앉는 신흥국'과 '테러와 경제'도 새해 경제 이슈다. 한 동안 세계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하던 신흥국들은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기둔화, 원자재 가격 하락 등 세계경제 3대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다. 또 최근 테러의 빈도가 잦아지고 규모도 커짐에 따라 테러발생국의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충격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국내 부문에서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3%대 아래로 떨어졌는지에 대한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2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대로 진입하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저출산·고령화, 투자 부진, 낮은 연구개발(R&D) 효율성 등이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면서 2%대 진입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추경절벽 우려와 경제심리도 주목해야 할 경제 이슈다. 지난해 12조원 규모로 편성한 추경이 내년 상반기 효과가 사라지면서 경제 주체 심리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도 다시 꺾이면서 연간 3%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
호두 까는 기구에 끼인 호두의 처지처럼 중국의 기술경쟁력과 일본의 가격경쟁력 사이에 옴짝달싹도 못하는 '신(新)넛크래킹' 현상도 눈여겨봐야 한다. 과거와 달리 중국은 기술경쟁력으로 한국을 추격하고, 일본은 가격경쟁력에서 한국과의 격차를 좁혀오고 있는 상황이다.
새해에도 주택 공급과잉 속 전세난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공급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 우려로 전세의 매매수요 전환 흐름이 약화되고, 전세수급 불일치로 전세가격이 지속 상승하면서 내년에도 전세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내년에는 산업경기가 지연되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시동의 마지막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절대수요가 부족하고 건축시장은 초과공급, 선도산업은 실종된 상황에서 대부분의 산업경기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집권 4년차를 맞는 박근혜 정부로서는 내년이 대북정책에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마지막 해가 된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현대경제연구원은 '2016년 10대 경제트렌드'로 'G2 빅매치·추경절벽 우려와 경제심리·신넛크래킹에 빠진 한국경제' 등을 꼽았다./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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