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구소득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새해 가구소득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3.2%가 "비슷할 것 같다", 34.0%는 "줄어들 것 같다"고 답했다. 10명 중 8명(77.2%)이 현상유지 또는 부정적 전망이었다. "늘어날 것 같다"는 낙관론은 15.2%에 그쳤다. 7.6%는 "잘 모르겠다"며 전망을 유보했다.
성별로는 남성(37.1%)이 여성(30.09%)보다 부정적 전망(줄어들 것 같다)이 높았다. 여성(47.1%)의 경우 남성(39.3%)보다 "비슷할 것 같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이를 더할 경우 남성의 76.4%, 여성의 78.0%가 "비슷하거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에서 "늘어날 것 같다"는 긍정적 전망(23.0%)과 "줄어들 것 같다"는 부정적 전망(39.0%)이 모두 우세했다. 40대(16.6%), 50대(15.3%), 20대(14.0%) 순으로 긍정적 전망이 많았으며, 60대 이상의 경우 8.4%에 그쳤다. 은퇴 등 경제활동이 움츠러들면서 소득 전망이 극히 어두웠다. 세대를 불문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부정적 전망이 긍정적 전망을 크게 앞지르면서 힘든 한 해가 점쳐졌다.
지역별로는 호남(41.6%)과 충청(40.1%)에서 "줄어들 것 같다"는 대답이 40%를 넘긴 가운데 부산·울산·경남(35.4%)도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수도권은 32.7%, 대구·경북은 30.4%가 새해 가구소득을 어둡게 내다봤다. 제주는 "줄어들 것 같다"는 대답(14.8%)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10%대를 기록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새해 가계부채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 같다"는 의견이 40.7%로 가장 높게 나타난 가운데, "빚이 늘 것 같다" 28.5%, "빚이 줄 것 같다" 12.6%로 집계됐다. "빚이 없다"는 무부채 가구는 11.4%였으며, 6.9%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앞서 가구소득 전망과 마찬가지로 10명 중 7명(69.2%)이 "빚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늘어날 것 같다"는 우려를 내놨다. 가구소득이 가계부채와 직접 연관된 점을 고려할 때 '소비 축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성별로는 남성(34.3%)에서 여성(22.7%)보다 비관론이 우세했다. 연령별로는 30대(40.0%)에서 "빚이 늘 것 같다"는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결혼과 부모로부터의 독립 등으로 빚에 대한 우려가 높은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대(31.2%)와 40대(30.7%)는 별 차이가 없었으며, 50대(26.1%)와 60대 이상(17.3%)은 상대적으로 빚 부담이 적었다.
특히 20대의 6.3%, 40대의 8.8%만이 '빚이 없는' 것으로 조사돼 다른 연령대보다 빚 부담이 높았다. 학자금 대출과 취업 준비 등으로 20대의 93.7%가, 집 장만과 자녀 교육비 등으로 40대의 91.2%가 빚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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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호남의 38.6%가 '빚이 늘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충청(29.1%), 대구·경북(28.4%), 수도권(27.1%), 부산·울산·경남(27.1%) 순으로 부정적 전망이 높았다.
이은영 여민리서치 대표는 "현 정부 3년 동안 살림살이가 나빠졌다고 인식하는 층에서 올해 가구소득이 ‘작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55.3%)이 절반을 넘었다"며 "박근혜정부 집권 내내 경제에 대한 인식이 매우 위축되어 있음을 조사결과가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지정당별 결과를 교차 분석해 "정당 지지성향에 따라 경제인식 또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며 "여당 지지층의 경우 유보적 태도를 취하는 반면 야당 지지층은 부정적 반응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2011년 912조1622억원에서 2014년 1085조2592억원으로, 3년새 100조원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1166조원으로, 1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2분기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상환지출 비율은 41.4%로 1년 전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100만원을 벌면 41만원가량을 빚 상환에 쓴다는 얘기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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