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46억년 전에 탄생되었으며, 38억년 전에 최초의 생명체가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상의 동식물들은 기나긴 세월동안 진화 발전되어 왔고, 150여만 종의 동물과 50여만 종의 식물들이 다양한 생존방식으로 살고 있다.
동물들은 자기들만의 독특한 감각 생태계 속에서 살아간다. 동물들은 먹잇감을 사냥하거나 천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한 뛰어난 감지 능력과 운동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자연재해의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신비한 능력도 가지고 있다.
인간은 오감으로 주위의 다양한 환경과 상황을 인지한다. 오감 중에서 청각과 촉각은 기계적 수용기, 후각과 미각은 화학적 수용기, 그리고 시각은 광 수용기로 인지한다. 동물들 중에는 인간이 가지지 못한 뛰어난 감지 능력, 즉 초감각 능력을 지닌 종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수리는 5.0 정도의 뛰어난 시력으로서 높은 곳에서도 지상에 있는 먹잇감을 잘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독수리 눈의 구조는 렌즈가 얇고 망막까지의 거리가 길어 먼 곳을 보는데 적합하다. 사람은 양 눈에 각각 1개씩의 중심와(망막에서 가장 감도가 높은 부분)를 가지고 있는데 반해, 독수리는 각 눈에 2개씩의 크기가 큰 중심와를 가지고 있으며 색을 감지하는 원추세포도 인간의 5배나 되어 뛰어난 시력을 가지고 있다. 잠자리의 눈은 겹눈 구조로서 다양한 시각 정보를 동시에 얻어 모든 것을 모자이크와 같은 상태로 보게 되며, 물체의 움직임을 더욱 과장되게 볼 수 있어 외부의 위험을 피하거나 먹이를 잡을 때 민첩하게 움직이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바다에 사는 갯가재는 16종의 색수용체를 가짐으로서 적외선에서 가시광선 그리고 자외선 영역까지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 주위에는 다양한 진동과 소리가 존재하고 있지만, 인간이 느끼고 감지할 수 있는 범위는 극히 제한적이다. 인간의 가청주파수 대역은 20헤르츠에서 20킬로헤르츠로서 지진파와 같은 저주파 영역과 돌고래나 박쥐가 들을 수 있는 초음파 영역의 소리는 전혀 감지할 수 없다. 코끼리는 아주 먼 거리에서도 저주파수의 진동을 감지하는 능력으로 서로 의사소통하며, 진동에 민감한 발과 몸통의 뼈를 통해 지진파의 진동까지도 귀속에 잘 전달되어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된 지진을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인도양에서 발생한 쓰나미는 23여만 명의 엄청난 인명 피해를 입혔으나, 코끼리 등 많은 동물들은 지진을 미리 감지하고 피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자연재해 예지 능력을 지닌 동물들에 대한 과학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전기장과 자기장이 분포하고 있지만 인간은 그것을 보거나 느끼지 못한다. 인체 내부에서 극히 미세한 전자기장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나 인간이 감지할 정도의 세기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많은 동물들은 인간이 느끼지 못하는 미세한 전자기장을 감지함으로서 서로 소통하고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먹잇감을 포획하는 등 생존에 필수적인 여러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
계절변화에 따라 먹잇감을 찾아 수천 킬로미터의 먼 거리를 이동하는 철새와 먼 바다로 나갔다가 산란지로 다시 되돌아오는 바다거북은 지구의 자기장을 감지하여 방향을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동물들이 어떤 원리와 메커니즘으로 방향을 찾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근 연구결과들에 의하면 자기장에 반응하는 물질이 동물의 몸속에 존재하며 이것을 통해 방향을 찾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철새는 망막에서 발견된 크립토크롬이라는 단백질을 통하여 지구의 자기장을 인지하고 이를 시각화함으로서 방향을 잃지 않고 원하는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동물들의 초감각은 인간이 가지지 못한 초월적인 능력으로서 생존을 위해 진화 발전되어 왔으며, 지구상의 서로 다른 종들은 각각 자신의 인식 영역에서 고유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천문물리학자인 아서에딩턴경(1882~1944)이 남긴 '세상은 인간이 상상하는 것 이상, 아니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오묘하다'라는 말처럼 인간의 과학적 지식으로 밝히지 못한 신기한 일들이 아직도 자연에 많이 남아있다.
동물의 초감각기관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새로운 개념의 감각센서 시스템이 개발되면 모바일기기, 사물인터넷, 스마트팩토리, 사회 안전망 구축 등 미래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는 산업 분야에서 획기적인 기술 발전은 물론이고 관련 분야의 신 시장을 창출하고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완두 (한국기계연구원 영년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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