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기업성 보험 경쟁 촉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관계중심 영업이었던 기업성 보험 시장이 가격과 상품경쟁이 본격 시작됐다.
또한 이번 제도개선으로 기업성 보험의 보험료가 내려가고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원수보험사들의 기업성 보험 보유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원수사의 보험료 산출 능력에 의구심과 대형사 밀어주기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공장, 건물 등의 화재나 붕괴를 보장하는 기업성 보험의 보험료를 보험사 데이터에 기반한 '판단요율'로 산출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은 재보험사가 제공하는 협의요율만 사용해 '가격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 했지만 이같은 제약을 완화한 것이다.
기존 우리나라 기업성 보험 시장은 회사별로 보험료가 보장내용에 차이가 없어 삼성전자는 삼성화재, 현대자동차는 현대해상 등 보험료나 보장내용 보다는 관계 중심의 영업이었다. 하지만 이번 제도 변경으로 회사별로 가격과 보장내용의 차별성을 가질 수 있어 그동안의 관계 중심 영업에서 '상품 경쟁'으로 변화할 여지가 생긴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성 보험은 가격과 보장 내용의 차이가 없어 한 번 맺은 보험사들과 갱신하는 것이 일반적 이었다"며 "앞으로 무한경쟁 체제가 되면서 보험료가 내려가고 보장이 다양화 되면 관계중심에서 상품경쟁으로 영업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적정한 보험료 산출이 가능하게 되면서 보험사들의 재보험 가입을 줄이고 보유하는 양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은 보험사가 보험료 산출을 할 수 없어 '위험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때문에 대부분의 보험의 안정성을 위해 재보험 가입을 했다.
또한 기업성 보험에 대한 경쟁력 강화로 보험사의 해외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인보험 뿐 아니라 기업성 보험 시장도 보험사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며 "보험사가 보험료 산출을 못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 앞으로 보험사는 (위험률 판단) 능력 제고를 통해 살아남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성 보험 시장을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 대형사가 독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보험료를 산출 할 수 있는 능력과 보유보험의 한계를 생각하면 중·소형사는 기업성 보험 시장에서 경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재보험사 관계자는 "원수사의 판단요율을 사용하더라도 최종 가격 결정을 재보험사들과 협의를 해야 한다"며 "문제는 중·소형 계약건에 대해 재보험사와 협의를 거치지 않고 원수사 간 공동인수를 할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4월부터 공장의 화재 등을 보상하는 '기업성 보험'의 보험료를 보험사가 직접 산출할 수 있게 됐다. 사진/뉴시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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