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 밥그릇 뺏기는데 협회는 이권다툼 '눈살'
이해광 회장, 황기현 당선자 직무정지 소송전
"업계 어려울 때 이권다툼 신뢰 바닥"
2016-01-13 14:50:39 2016-01-13 14:50:54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개업공인중개사가 9만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변호사들이 부동산 중개시장에 뛰어들었다. 협동조합 법인도 중개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개업공인중개사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권력 다툼에 여념이 없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중개사무소 개설시 공인중개사 및 상법상 회사 외 협동조합 형태의 법인도 중개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을 공포, 시행한다고 밝혔다.
 
협동조합 형태의 법인의 중개업 시장 진입을 허용, 사업방식 확대를 통한 중개업과 혀동조합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개선됐다. 공인중개사 과다 배출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새로운 경쟁자 진입을 허용한 것이다.
 
이미 중개시장에는 변호사들이 유사 중개회사를 설립,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했다. 변호사가 직접 아파트 매매·임대업을 하는 부동산 중개 서비스인 트러스트는 지난 5일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거래가격과 상관없이 중개 수수료 99만원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매 2억5000만원, 전·월세 3억원 이하면 45만원으로 낮아진다.
 
현재 전국에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9만23명에 달한다. 역대 최고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적정 수준이라고 진단한 2만명보다 4.5배나 많다. 1985년 1회 시험을 치른 이후 26회 시험을 거치며 합격자만 35만9380명이 배출됐다. 개업 공인중개사 외 27만명의 잠재 공인중개사가 시장에 대기 중인 셈이다.
 
경쟁 심화로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막아줘야 할 공인중개사협회는 권력 다툼에 빠졌다.
 
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이해광 현 공인중개사협회장은 지난해 12월 치러진 새로운 협회장 당선결정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직무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제11대 회장선거에서 황기현 후보는 이해광 회장을 407표차로 제치고 신임 회장으로 당선됐다. 이에 이 회장은 회비 대납과 금융제공 등 불법선거운동이 있었다며 당선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중개협회원은 "중개보수 인하와 경쟁자 등장 등 영업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 협회는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다"며 "업계를 대변하고 보호해야할 협회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진지 오래다"고 말했다.
 
◇포화상태인 중개시장에 변호사와 조합이 가세했다. 시장 먹거리는 갈수록 줄고 있지만 공인중개사협회는 이권다툼에 빠져있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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