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삼성전자를 필두로 4분기 어닝시즌이 개막됐다. 삼성전자의 실망스런 실적 공개로 뒤숭숭한 마당에 최근 증권가에서 내놓는 자료들마다 이익 하향을 이야기하고 이번에도 컨센서스보다 실제치가 상당폭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하면서 증시참여자들의 불안감도 시즌 개시와 함께 증폭되는 분위기다.
증권가에 따르면 4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형성된 주요 기업들의 이익 전망 합산치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23조5000억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이후 무려 8.3%나 하향 조정된 수치로 그만큼 실적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10월과 11월만해도 안정된 모습을 보였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월 들어서면서 하향조정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12월들어 본격화된 실적 하향조정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우선 대신증권은 현재 이익수정비율이 마이너스권에서 하락중인 상황이라 실적 하향조정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말 기준 코스피 12개월 선행 이익수정비율은 -8.6% 수준이다. 시총규모면에선 대형주의 이익수정비율이 -10.7%를 기록, -3.2%인 중형주나 -1.3%인 코스닥에 비해 낮은 편인데 이는 향후 대형주의 실적 하향 조정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 실적 하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두번째 이유는 경험치에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2006년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4분기 코스피 순익의 실제치는 시장에서 형성된 컨센서스를 매번 하회했다고 전했다. 그 중에서도 최근 5년간의 4분기 실적 실제치와 연말 컨센서스를 비교해보면 발표된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평균 20.6% 하회했고 순익도 컨센서스를 33.9%나 밑돌았다. 대신증권은 이러한 과거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익 컨센서스는 앞으로도 14% 이상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울하다. 하지만 업종별 전망으로 고개를 돌리면 또 꼭 그렇지마는 않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화학과 유틸리티, 그리고 정부의 방위력 개선 정책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방산업체들은 4분기 이익 전망이 좋은 편이다. 더불어 화장품과 미디어업종 역시 메르스로 인해 이연됐던 수요와 중국 소비모멘텀 등이 반영되며 지난해보다 20% 개선된 이익성장을 보여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약과 바이오의 경우엔 통상 매해 4분기엔 연구개발 등 투자비용 집중에 따라 실적이 둔화되는 편이지만 작년 4분기만큼은 14% 넘는 이익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쇼크로 시작된 4분기 어닝시즌이 이익 추정 하향이라는 험로에 들어서 있지만 화장품과 미디어, 방산, 제약, 바이오 주도로 무사히 지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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