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G4 흥행은 부진했고 V10은 존재감이 적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속절없이 밀리고 있다. 'G3'로 만회하는 듯했던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실적은 'G4'의 판매 부진으로 1년 6개월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판매량 자체는 늘고 있다. 하지만 시장 경쟁 심화로 평균판매단가가 떨어지면서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2014년 3분기 4.0%였던 영업이익률은 2015년 1분기 2.0%, 2분기 0.0%, 3분기 -2.3%까지 떨어졌다.
자료/ LG전자
LG전자는 2010년 구본준 부회장을 수장으로 맞으면서 피처폰 명가의 재건을 다짐했다. 이듬해에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이중 6000억원을 스마트폰 사업에 쏟아부었다. 뒤늦은 감이 있었지만, '옵티머스' 이름을 떼고 G시리즈를 통해 프리미엄 전략에 집중했다.
G3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흥행했지만 바통을 이어받을 수작이 없었다. LG전자는 2014년 12월 조준호 사장을 MC사업본부 구원투수로 올렸다. LG전자에서 휴대전화 상품기획 및 전략 담당 임원을 거쳐 MC사업본부 북미법인장을 지낸 경력을 인정 받았다. 구 부회장은 2015년을 마지막으로 지주사로 떠났다.
조 사장은 승부수를 띄웠다. 우회보다 정면돌파를 택했다. 지금까지 G시리즈를 삼성전자 신제품 출시일과 겹치지 않게 내놨지만, 지난해 G4의 출시를 앞당겨 '갤럭시S6'에 맞불을 놨다. 올 상반기 출시될 'G5'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다음달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G5를 꺼내든다. LG가 MWC에서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S7' 언팩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조 사장은 스마트폰 라인업도 정비했다. 지난해 프리미엄 제품군을 추가해 상·하반기 각각 G시리즈와 V 시리즈를 내놨다. 삼성이 상반기 갤럭시S, 하반기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출시하는 것과 비슷한 쌍끌이 전략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V10은 조 사장이 개발 단계부터 진두지휘해 '조준호폰'이란 별칭까지 붙었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해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LG전자
조 사장은 지난해 MWC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20%대 성장률로 매출 기준으로 의미 있는 글로벌 시장 3위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화웨이를 시작으로 중국 업체들에게 잇달아 고배를 마시면서 5위권에서 밀려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세계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LG전자 순이다.
올해 그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조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공동대표 체제에 비해 자율권이 보장돼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그만큼 책임감도 더 커졌다. 힘을 실어준 만큼 '실적'으로 답을 보여야 한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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