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몬스타엑스, 세븐틴, 임팩트 등 '빅뱅 키즈’(BIGBANG Kids)가 가요계를 이끄는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치열한 '아이돌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매년 수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데뷔한다. '아이돌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중의 눈에 띄어야 한다. 가요 기획사들이 소속 아이돌 그룹의 데뷔를 앞두고 콘셉트, 안무, 의상 등과 관련된 기획 업무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경쟁 아이돌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그룹 빅뱅. (사진=뉴스1)
그런데 콘셉트, 안무, 의상 등을 통해 다른 아이돌 그룹들과 차별화를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가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이돌 그룹이 워낙 많다 보니 콘셉트가 겹칠 수도 있고, 안무와 의상 역시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해결책이 자작곡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들도 결국은 음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며 "노래를 만든 사람의 개성이 묻어나오는 자작곡을 통해 자연스럽게 다른 팀들과 차별화를 할 수 있다. 아이돌들은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감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기성 작곡가들보다 낫다"고 말했다.
현재 가요계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이돌들 중에는 뛰어난 작사, 작곡 능력을 뽐내는 10대 후반~20대 초반의 멤버들이 많다. 데뷔 앨범에 자작곡을 싣는 신인 아이돌 그룹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데 최근 자작곡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인급 아이돌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힙합을 기본으로 댄스, 알앤비(R&B)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한 스타일의 노래를 선보인다는 점이다. 무대에서 틀에 박힌 '칼군무' 대신 자유로운 매력을 어필한다는 것 역시 이들의 공통점이다. 이런 음악적 특징은 지난 2006년 데뷔한 후 최고 인기 그룹의 위치에 올라선 빅뱅을 연상시킨다.
최근 데뷔한 아이돌 그룹의 주를 이루는 것은 90년대 중후반생들이다. 빅뱅은 이들이 학창 시절을 보낸 시기에 뜨거운 인기를 얻기 시작한 팀이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다른 인기 아이돌 그룹도 많지만, 직접 작사, 작곡을 한 노래로 활동을 펼친 빅뱅의 음악이 싱어송라이터(Singer Song-writer)를 꿈꿔온 신인급 아이돌들에게는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빅뱅은 리더 지드래곤을 중심으로 다양한 자작곡 활동을 펼쳐 사랑을 받았다. '거짓말',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 '루저'(Loser), '뱅뱅뱅'(BANG BANG BANG) 등 빅뱅이 히트시킨 모든 노래는 빅뱅의 손을 거쳐 탄생한 곡들이다.
가요 관계자는 "요즘 작사, 작곡을 하는 신인급 아이돌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국내 그룹이 빅뱅"이라며 "빅뱅의 성공 이후 힙합을 베이스로 한 아이돌 그룹의 숫자가 크게 늘었다. 힙합이 대중화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빅뱅의 음악을 들으면서 자란 아이들이 아이돌로 데뷔를 하게 된 것도 한 가지 이유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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