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고객에게 제대로 설명없이 판매해 금융당국으로 지적을 받았던 부가상품인 채무면제·유예 서비스(DCDS)를 고객들이 외면했다. 이 상품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1년 사이 가입자가 13만3000여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채무면제· 유예서비스인 DCDS에 가입한 고객은 333만2000명으로 2014년 보다 13만3000명 감소했다. 그동안 불완전 판매 문제와 카드사의 폭리 논란이 계속되면서 가입 고객의 수가 줄어든 것이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카드가 79만3000명으로 2014년에 비해 9만명의 회원이 감소했으며 신한카드역시 67만9000명으로 6만명이나 감소했다. 이밖에 비씨카드 1만명 국민카드 3000명, 현대카드 1000명 등 대부분 회사들이 2014년에 비해 회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나카드의 경우 회원수가 3만1000명 늘어났는데 이는 하나카드와 외환카드가 통합하면서 회원수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렇듯 가입자 수가 줄어든 이유는 카드사들이 설명의무를 다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이 상품을 판매하면서 혜택만 강조하고 수수료 납부 부분은 설명하지 않으면서 불완전판매로 이어졌다. DCDS는 보통 카드대금에 0.3~0.5% 정도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이부분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이다.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결국 금융당국이 나섰고 카드사들은 작년부터 판매과정에서 고객들에게 수수료 납부 부분을 정확히 고지하는 등 설명의무를 강화했다. 그 결과 상품의 '진실'을 안 고객들의 외면이 이어진 것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작년부터 DCDS상품 판매 시 고객들에게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을 충분히 고지하는 등 판매 프로세스를 개편했다"고 말했다.
불완전 판매는 줄었지만 DCDS와 관련한 카드사의 폭리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에게 보험료 명목으로 주는 금액과 보상금액에 비해 카드사들이 버는 수수료가 턱없이 높기 때문이다.
2015년 카드사들이 DCDS 상품을 판매해 벌어들인 수입수수료는 2580억원으로 2014년보다 오히려 16억4000만원 늘어났다. 반면 보험사에 지급하는 CLIP보험료는 39억4000만원에 그쳤으며 보상규모 또한 276억원 수준으로 수입 수수료 대비 낮았다.
특히 보상금은 카드사에서 지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카드사가 DCDS와 관련해 부담하는 비용은 텔레마케터들의 수당과 CLIP보험료 뿐이다. 결국 카드사는 보상금에 대한 부담도 지지 않고 DCDS를 통해 손 안대고 코를 풀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가입자 수가 각각 9만명과 6만명 줄었지만 반대로 수입수수료는 41억원, 28억원 늘었다.
이와 관련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의 사용금액(채무액)에 따라 DCDS의 가격이 결정된다"며 "가입자 수는 줄었지만 고액 사용자들의 가입이 늘어나면서 수입수수료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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