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해 서울을 여행 중인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용산구에서 편의점을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자유여행객을 중심으로 TV나 SNS 등을 통해 실제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이태원 등의 장소를 직접 찾아가는 이른바 '골목 여행'을 즐기는 유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구매물품도 '기념품'보다는 가공유나 스낵 등 한국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즐겨찾는 상품을 따라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
4일
BGF리테일(02741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 위치한 점포의 은련카드 사용비중을 분석한 결과 경리단길 등 이태원이 위치한 용산구가 47.4%로 가장 높았다. 명동 등 유커들의 쇼핑과 관광명소가 밀집한 중구(31.2%)는 2위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는 유커들이 명동에서는 편의점보다는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에서 대규모 쇼핑을 즐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용산구와 중구가 1, 2위를 차지한 것은 2013년 이후 3년째며, 두 지역의 비중은 2013년 56.2%에서 지난해 78.6%까지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유커들이 편의점에서 많이 찾던 김치나 김, 생활용품 등 기념품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2014년 CU의 은련카드 매출 상위 20위권에 8개나 이름을 올렸전 김치와 김, 생활용품은 지난해에는 3개에 그쳤다.
이들이 비운 자리에는 가공유와 스낵이 채워졌다. 3~4년 전에는 제주감귤초콜릿, 민예품, 김치 등 전형적인 토속적 성향의 상품을 기념으로 구매하는 관광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관광객 연령층이 젊어지면서 SNS를 통해 입소문 난 간식류를 선물로 구매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온라인 상점 혹은 대행구매를 통해 한국 과자를 판매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인지도가 상승하자 한국 방문시 선물용으로 대량 구입하는 관광객이 늘고 있는 것이다. 부피가 작고 가격 또한 중국에서 구매하는 것에 비해 50% 가량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양을 구매해 중국에서 기념품으로 선물도 하고, 간식거리로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커들이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찾는 상품은
빙그레(005180) 바나나우유였다. 빙그레 바나나우유는 CU와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은련카드 매출 상품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CU에서는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바나나우유 외에도 빙그레의 가공유 인기가 단연 높았다. 바나나우유, 메론맛우유, 딸기맛우유 등 빙그레의 가공유는 지난해 CU의 은련카드 매출 1~4위를 모두 휩쓸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빙그레의 가공유가 선전하고 있는 것은 중국 관광객들에게 '한국 우유'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진한 맛과 향, 한국 드라마를 통한 노출, 한류스타와 현지 SNS를 통한 홍보로 유명세를 타면서 꾸준히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용산구의 편의점을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유커가 가장 즐겨 구매하는 상품은 바나나우유 등 가공유와 스낵류인 것으로 집계됐다. 과거 유커들이 즐겨찾던 김치 등 기념품은 순위권에서 속속 사라지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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