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형 MB랑 친해"…돈 뜯어낸 임경묵 전 이사장 사촌 기소
국세청 공무원 움직여 세무조사도
2016-02-18 10:53:44 2016-02-18 10:54:29
피해자를 협박하고,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돈을 뜯어낸 임경묵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 사촌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최성환)는 임모(65)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공갈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임씨는 2010년 5월쯤 사촌형인 임경묵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과 짜고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D건설 대표 A(36)씨를 협박해 2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는 임 전 이사장 지시에 따라 2006년 4월13일 A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땅을 4억7560만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을 제외한 잔금 4억2800만원을 A씨가 토지 재개발 사업승인을 받은 뒤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이었다.
 
임씨와 임 전 이사장은 토지를 시세에 비해 싸게 팔았다고 생각했고, 재개발 사업승인도 2년 이상 지연돼 잔금을 받지 못하자 국세청 공무원을 통해 A씨를 압박해 잔금과 추가 금액을 받아내기로 범행을 공모했다.
 
임씨는 2009년 국세청 공무원을 통해 A씨를 만나게 됐다. 임씨는 A씨가 요구를 거절하자 A씨에게 "우리형이 임경묵인데 과거 안기부 고위직 출신이고 이명박대통령이 당선되도록 만든 1등 공신"이라며 "형이 국세청 관계자 많이 아는데 세무조사 받게 하겠다"고 윽박질렀다.
 
범행 과정에서 임 전 이사장과 친분이 있던 국세청 공무원은 2010년 3월 A씨가 운영하는 회사 2곳에 대한 주식변동 세무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A씨는 서울지방청 조사1국으로부터 법인 소득에 대한 별도 세무조사도 받았다.
 
임씨는 2010년 5월쯤 서울 강남에 있는 A씨 사무실로 찾아가 "형에게 부탁해 세무조사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 잔금과 추가금 2억을 달라"며 "우리형은 대통령과도 친하다"라고 말하면서 돈을 받아냈다.
 
한편 임 전 이사장은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2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임 전 이사장을 18일 오후 또는 구속기간 만료일인 19일에 기소할 방침이다.
 
임 전 이사장은 국가안전기획부 출신으로 2008년 5월부터 20013년 3월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과 극동포럼 회장을 지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이우찬 기자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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