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전 대법관이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자신의 변호사 개업신고를 반려한 데 대해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 전 대법관은 18일 법무법인 광장을 통해 "서울변호사회의 결정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를 거쳐 적절히 대응할 예정"이라며 "필요하다면 소송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 전 대법관은 당초 변호사 개업신고 후 오는 3월부터 법무법인 광장에서 일할 예정이었다.
광장 관계자는 "1981년 당시 절차에 따라 이뤄진 변호사 등록 및 입회가 편법이라서, 새로이 입회 및 등록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법리상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시정이 필요한 부분을 적극 시정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다 할 것으로 내부적 논의를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광장에 따르면 신 전 대법관은 군법무관 복무중인 1981년 4월9일 등록번호 2530호로 변호사등록을 마쳤다.
앞서 서울변호사회는 이날 신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신고서 반려 방침을 밝히고 "차한성 전 대법관이 편법적 등록을 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해 개업하면서 입회와 등록을 위한 심사를 거친 것과 비교한다면, 신 전 대법관의 등록은 편법이며 형평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광장 관계자는 "차 전 대법관 케이스에 대한 서울변호사회의 유권해석 취지를 따른다면, 제출만으로 개업신고를 한 셈이기 때문에 신 전 대법관은 이미 개업신고를 한 것과도 다름 없다"고 반박했다.
변호사인 또 다른 광장 관계자는 "서울변호사회가 이미 등록된 (준)회원의 개업신고를 반려할 수 있다는 근거조항은 어디에도 없다"며 "이번 결정은 법 해석이 잘못된 것으로 보이고 법률가로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변호사 등록을 한다고 꼭 개업을 해야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변호사회 내부에서도 등록절차와 개업절차가 2코스로 다르게 규정돼 있는 것"이라며 "이미 등록을 마친 준회원의 개업신고를 반려하고, 등록절차부터 재심사한다는 건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울변호사회는 신 전 대법관의 변호사등록을 새롭게 심사하고, 또 그 과정에서 등록 자체를 불허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변호사회 관계자는 "신 전 대법관이 변호사 등록을 한 1981년 당시에는 심사라는 게 없었다"며 "심사제도가 확립된 이상, 30년 전에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는 이유로 바로 개업을 허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신 전 대법관은 법관 시절 법관의 독립성을 유린하는 등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서울변호사회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의아하다"는 입장들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의 원로격인 한 변호사는 "1980년대만 해도 변호사단체에서 변호사등록을 불허한다는 개념이 없었다"며 "당시에는 매년 300명 정도의 법조인만이 배출됐기 때문에, 변호사단체는 등록비를 받고 등록을 해주며 오히려 감사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변호사 개업을 엄격하게 심사하는 최근의 추세는 좋으나, 이번 사건의 경우 당사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억울할 것 같다"며 "과거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이뤄진 변호사 등록을 이제 와 물리고 문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려할 것이라면 처음부터 등록을 받아주지 말았어야 한다"며 "지금까지 관행처럼 등록을 받고 또 등록한 회원이 낸 회비를 다 썼으면서 이제 와 '무효'라고 한다면 (서울변회가) 소송을 당해도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영철 전 대법관(왼쪽. 사진/뉴시스), 변호사 마크(사진/뉴스토마토)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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