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334위→102위…최경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지난해 부진 탈출의 힘 '정확도'
2016-02-23 11:53:20 2016-02-23 13:19:55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탱크' 최경주(SK텔레콤)의 질주 본능이 심상치 않다. 한 달 새 세계랭킹을 무려 200계단 넘게 끌어올리며 지난해 부진을 털고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베테랑' 최경주의 시간이 거꾸로 흐르고 있다.
 
최경주는 22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노던 트러스트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2개, 버디 4개로 2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로 선전한 최경주는 우승을 차지한 버바 왓슨(미국)에게 3타 뒤진 공동 5위에 올랐다. 6번 홀까지 4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 그룹을 형성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이로써 최경주는 지난 1일 끝난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 준우승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톱10에 진입했다. 지난 7일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 공동 17위를 기록한 것까지 합하면 올 시즌 세 번째 톱20 포함이다. 19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단 한 차례도 톱10에 오르지 못한 지난해와 확실히 대비된다.
 
좋은 성적은 세계랭킹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말까지 334위였던 최경주는 22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10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232계단을 뛰어넘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안병훈(27위), 김경태(64위)에 이어 3위다. 이쯤되면 2위까지 주어지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도 꿈이 아니다. 감독으로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최경주로서는 선수로 대회에 참가할 확률을 높였다.
 
50살을 바라보는 최경주는 드라이브 거리가 276.3야드로 PGA 평균(289.9야드)에 미치지 못한다. 나이가 들면서 힘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줄어든 힘은 치열한 연습 과정을 거쳐 정확도로 메웠다. 드라이브 정확도를 67.16%까지 끌어올린 최경주는 PGA 평균(60.11%)을 크게 앞질렀다. 이날 보인 안정된 퍼트도 강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우승이다. 최경주는 지난 2011년 레이어스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이후 5년째 PGA 투어 우승이 없다. 우승 트로피를 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복을 줄여야 한다. 최경주는 올 시즌 세 차례 톱 20에 드는 성과를 올렸으나 소니 오픈 하와이와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에서 각각 공동 50위와 컷오프 탈락하기도 했다. '승부사' 최경주가 힘 대신 정확도를 무기로 올 시즌 '일'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최경주가 지난 5월 23일 인천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3라운드에서 갤러리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K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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