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상권, 아웃렛도 가세
보세·면세점과 한판 승부…대기업 상권 장악 우려도
2016-02-29 06:00:00 2016-02-29 06:00:00
서울 동대문이 롯데와 현대백화점(069960), 두산(000150) 등 대형 유통업계의 격전지로 변했다. 현대백화점이 다음달 도심형 아웃렛의 문을 열기로 하면서 기존 보세의류를 판매하는 기존 롯데 피트인과 상반기 중 면세점 문을 열게 되는 두산 등과 본격적인 진검승부를 벌이게 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롯데자산개발이 동대문에 쇼핑몰 롯데피트인을 운영 중인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다음달 11일을 목표로 도심형 아웃렛의 오픈을 준비 중이다. 오는 5월 시내면세점의 문을 여는 두산까지 가세하면 동대문은 대기업 3사가 사실상 상권을 장악하며 유통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동대문 상권에 대형 쇼핑몰을 운영하게 되는 유통 3사의 운영방식은 각자 다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들 기업이 운영하게 되는 쇼핑몰은 각각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롯데 피트인은 기존 동대문 상권의 대표적인 품목으로 꼽히는 보세의류 판매가 주를 이룬다. 롯데자산개발이 '피트인'이라는 판매 채널을 내줄 뿐, 쇼핑몰 내부에 입점한 각 점포들은 사실상 소상공인들인 셈이다.
 
현대백화점이 다음달 오픈할 예정인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은 그동안 동대문에서 보기 어려웠던 브랜드 의류를 판매하는 쇼핑몰이다. 이월상품을 중심으로 주로 백화점에서 판매하던 브랜드 상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아 동대문을 찾은 고객들을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바로 옆 건물에 위치한 두타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유입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면세점 운영특허를 취득한 두산이 짓고있는 '두타면세점'은 각종 럭셔리 브랜드부터 뷰티, 생활, 가전 등 각종 카테고리를 망라한 다양한 상품군을 판매하게 된다. 특히 해외 출국을 앞둔 고객만 이용할 수 있다는 면세점 특성상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 고객이 될 전망이다.
 
자칫 동대문 상권이 '레드오션'으로 변할 수 있었던 상황이지만 각 사가 서로 다른 영역의 사업을 펼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브랜드 상품과 보세의류를 동시에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라며 "대기업들의 관광객 유치전략을 통해 인근의 소상공인에게까지도 외국인 고객들이 유입되는 등 한국의 대표적인 패션쇼핑 '관광벨트'가 조성돼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우려도 존재한다. 강력한 대기업 쇼핑몰이 버티고 있는데 인근의 소상공인들에게까지 고객의 발길이 이어질 것이냐는 우려다. 대형 쇼핑몰로 인해 동대문 소상공인들의 매출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그동안 '저렴한 가격의 보세의류'라는 이미지로 내·외국인들의 패션 쇼핑을 이끌어왔던 동대문에 고급화 전략을 앞세운 면세점과 아웃렛이 들어서면 동대문 상권의 대표적인 이미지가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올 상반기 동대문 상권에 유통 대기업 3사가 각각 보세의류 판매와 아웃렛, 면세점을 잇따라 오픈하며 격전을 펼칠 전망이다. (왼쪽부터)롯데 피트인과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이 들어설 케레스타, 두산의 시내면세점이 입점하는 두산타워. (사진제공=뉴시스, 각 사)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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