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상위기업, 비 제조업종으로 빠르게 재편
서비스 기업 10년새 2배 늘어…"산업구조 고도화 과정의 일환"
2016-03-02 15:04:00 2016-03-02 15:04:00
지난 10년간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시총) 상위 기업의 주력 업종이 빠르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CEO스코어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100개 기업 주력 업종별 변화를 살펴본 결과, 지난 10년간 한국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의 업종은 건설, 조선 등 이른바 ‘중후장대’ 업종에서 금융, 서비스, 유통 등 ‘비굴뚝’ 산업으로 급격하게 진화했다. 서비스와 유통업종이 주력으로 올라선 것이다.  
 
2005년 시총 상위 100위에 속하는 서비스 업종 기업은 8개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15개로 2배 가량 늘어났다. 한국 100대기업 시총에서 차지하는 서비스 기업들의 비중도 2005년 2.5%에서 2015년 8.5%로 3배 넘게 늘었다.
 
유통업종도 2005년 7개에서 2015년 10개로 증가했다. 금융업종은 10년 전 20개에서 2015년 17개로 3개 줄었지만, 여전히 1등 업종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반면, 건설업종의 기업 수는 변화가 없고, 기계업종의 기업 수는 1개 감소하며 서비스(2위)와 유통(4위)에 밀린 7위와 8위에 자리했다. 운수장비업종 기업도 10년 전보다 1개 줄며 순위가 4위에서 5위로 밀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미 선진증시가 경험한 일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통은 굴뚝주인 제조업부터 시작해서 산업기반이 형성되고, 이후 고도화되면서 서비스업의 비중이 늘어나는데 증시도 이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제조업의 비중은 증시에서 계속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서비스업의 비중은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성숙화 방향으로 진전되면서 서비스업의 비중이 확대되고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형상이란 판단이다.
 
황 실장은 “서비스와 의료 등의 산업처럼 쉽게 기술 축적이 가능하지 않으면서, 점점 더 고도의 기술과 정밀도를 요구하는 첨단산업으로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이러한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고, 미국처럼 점차 서비스업이 주가 되고 제조업은 구색을 갖추는 흐름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10년새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주력이 건설·조선 등 '중후장대' 업종에서 서비스·유통 등 '비굴뚝' 산업으로 재편됐다. 사진/뉴시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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