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제안으로 불붙기 시작한 '야권통합'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서로의 이질성 때문에 갈라선 지가 2년이 됐나, 1년이 됐나. 겨우 반년도 안 됐다"며 "선거 때만 되면 단골 메뉴로 올라오는 야권연대 퍼포먼스는 이제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불과 얼마 전까지 서로에게 독설을 퍼붓던 분들이 선거를 위해서만 뭉친다면 지난 야권분열은 처음부터 연대를 염두에 두고 선거보조금을 노린 위장이혼이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호 최고위원, 김정훈 정책위의장, 황진하 사무총장도 각각 "변칙은 정도를 이길 수 없다", "이혼도장 마르기도 전에 재혼하자니 코미디", "습관적 정치꼼수"라며 거들었다.
전날 김종인 대표의 제안 직후 터져나온 대야 비난의 연장선에 있지만, 당 내부에서는 야권의 심상찮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모습도 보인다.
국민의당이 떨어져 나오며 생겨난 '3자 구도'가 다시 '일대일 구도'로 재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지역에서는 더민주와 정의당 인천시당 차원의 야권연대 논의가 시작됐다.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통합되면 큰일이다. 당대당 통합도 통합이지만, 후보 연대를 하더라도 쉽지 않다"며 "(국민의당 지지율이 낮긴 하지만) 통합의 시너지라는 게 있어서 우리가 만만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예상은 했지만 야권통합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잘 안 될 가능성도 있고 일단 지켜보고 우리 선거 전략도 다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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