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3일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근로기준법’과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 3개 법률 개정안 처리에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형우 고용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번 임시국회가 8일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국회가 청년·중장년·실직자를 위한 노동개혁 4대 입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주기를 간절히 기대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대변인은 “야당과 노동계에서 여러 반대가 있어서 기간제법을 큰 틀에서 양보했다. 파견법은 장관이 늘 말했지만 현재 중장년들을 위한 것이고, 현장에서 파견 수요도 높다”면서 “파견법만큼은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근로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기준 명확화’를 파견법 개정안의 ‘파견 허용 업종·대상 확대’와 같은 가치로 판단해 묶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정 대변인은 “파견법은 중요하지 않느냐. 근로기준법과는 다르지만 굉장히 중요하다”며 “어제오늘 고용부가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참여정부 때에도 파견이 불가한 업종만 규제하는 방식의 개정안이 제출됐다. 파견법 개정은 정부의 일관적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또 “노동입법의 취지는 유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3개 법안만 먼저 처리하자는 것은 안정성만 확보하자는 것인데, 큰 틀을 버릴 수가 없다”면서 “파견법은 소득상위 10% 등 제한적으로 파견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이런 내용으로조차 개정하지 못 한다면 어떤 논의를 할 수 있겠느냐.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게 5대 입법이었는데, 어쨌든 하나는 양보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지난 2일 본회의에서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제정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 ‘북한인권법’ 제정안 등을 처리했다. 하지만 노동개혁 4법은 파견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으로 환경노동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 했다.
야당은 파견 허용업종 및 대상을 각각 뿌리산업과 고령자·고소득전문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파견법 개정안을 제외할 경우 나머지 3법에 대해서는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나, 정부·여당은 4법 일괄처리를 요구하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근로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기준 명확화’, ‘실업급여 수준·기간 확대’, ‘출퇴근재해 산재 적용’ 등의 내용을 담은 3법도 당분간 처리가 어려울 전망이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1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기자실에서 파견법 개정에 따른 고용효과 등을 출입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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