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예금가입규모와 영업점수로 국내 1위를 다투는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의 영업전선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3단계 계좌이동제가 시행된데 이어 오는 14일부터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되면서 이들의 영역은 더욱 겹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계좌이동제 시행 이후, 보통예금이나 수시입출금식(MMDA)예금 등 요구불예금 증가세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국민은행은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9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7월보다 9% 가량 늘어난 반면, 같은기간 농협은행의 잔액은 현재 76조7554억원으로 20% 가량 급증했다.
은행 창구에서도 계좌이동 신청을 할 수 있게 되는 등 계좌이동 서비스가 확대되고, 증권사만 영위하던 투자일임업이 은행권에 허용되면서 허용되면서 1000여개 이상의 영업점을 갖고 있는 이들 은행의 고객 뺏기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쓸수록 커지는 혜택으로 기존고객 사수
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계좌이동제가 본격적으로 시작할 당시부터 단기적인 마케팅 보다는 경쟁력을 갖춘 고객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인 계좌이동제 맞춤형 상품이 'KB ONE컬렉션'이다. KB ONE컬렉션은 통장과 카드, 적금, 대출 등의 패키지 상품으로 거래가 늘어날수록 혜택도 커지는 것이 강점이다.
지난해 7월에 출시된 'KB국민ONE통장'은 공과금이나 KB카드결제가 1원이라도 발생하면 3개 수수료 항목을 무제한으로 면제해 준다.
'KB국민ONE카드(신용·체크)'는 전 가맹점에서 포인트 기본적립이 가능하다. 또 신용카드 결제계좌를 'KB국민ONE통장'으로 이용할 경우 포인트가 추가된다. 'KB국민ONE적금'은 정액적립식과 자유적립식 투 트랙으로 구성돼 다양한 고객의 요구조건에 맞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은행은 또 아시아나항공과의 제휴를 통해 거래 실적에 따라 항공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KB아시아나ONE통장'도 지난달 18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2차 계좌이동제 시행에 따라 계좌이동제 특화상품을 추가한 것이다. 이 통장은 거래실적에 따라 항공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으로 고객별로 1인 1계좌가 가능하다.
매월 예금평균잔액 50만원 당 아시아나클럽의 4마일리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800조원의 머니무브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변경건수가 줄어들고 있다"며 "기존고객과 신규 고객에게도 다양한 혜택을 드리기 위한 대응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계좌이동제가 시행됨에 따라 거래 실적에 따라 항공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KB아시 아나ONE통장'을 2월19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사진/국민은행
◇국민은행, 투트랙 상품 470만좌 육박…지점수 우위
국민은행이 지난해 7월에 출시한 'KB국민 ONE 통장'과 '직장인우대종합통장'이 470만좌에 육박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463만5400좌에 이르렀고 금액은 7조9700억원을 기록했다. 계좌이동제 3단계를 대비해 추가로 지난달 19일에 출시한 'KB아시아나ONE통장'은 9일 동안 342억원의 잔액을 기록했다.
계좌이동제에 이어 국민은행은 리딩뱅크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ISA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명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ISA를 잘만 활용하면 주거래고객을 대거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ISA는 적금, 예금, 펀드 등 본인이 가지고 있는 금융 상품을 한 계좌로 통합해 운영하면서 그 수익금에 대해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국민은행은 오는 14일 출시되는 ISA에 들어간 상품 및 분류지침을 마련했다.
여기에 국민은행은 ISA 가입자에게 0.6~0.9%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상품을 출시하고 ISA 가입 고객에게 인터넷, 모바일뱅킹 이용수수료 면제, 해외 송금 환율 우대 혜택도 줄 방침이다. ISA 가입자 10만명에게는 선착순으로 5000원짜리 상품권 총 5억4600만원어치를 제공할 계획이다.
◇농협은행, NH주거래 우대패키지 등 최고 2%금리혜택
농협은행는 파격적인 금리 혜택을 주는 주거래 우대 상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NH 주거래 우대패키지'는 급여고객 등을 위한 범용상품으로 통장, 적금, 대출로 구성된다.
먼저 NH 주거래 우대 통장은 최고 2%의 금리혜택을 제공한다. 타행이 5000만원 이상 유지 시 초과금액에 대해 0.2~0.3%의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것과 비교하며 파격적인 금리혜택이다.
동시에 농협은행 및 지역 농축협 등 전국 2만6000개에 달하는 자동화기기(CD/ATM)에서 월간 한도 제한 없이 무제한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또 6월말까지 NH주거래 우대 통장과 적금 동시 가입자에게는 보이스피싱 보상보험을 1년간 무료 제공한다.
NH주거래 우대 대출의 경우 농협은행의 주거래 실적만으로 별도 제출서류 없이 300만원까지 즉시 대출해준다. 농협은행 거래실적과 연간 소득에 따라 최대 1억원까지 신용대출을 지원하고 최고 0.6%까지 우대금리도 제공한다.
NH 주거래 우대패키지 외에도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 중이다. '올(All) 100플랜 패키지'는 연금수령 고객을 위한 상품으로 통합적인 은퇴솔루션을 제공한다. 통장, 예금, 적금, 연금대출, 신용카드 등으로 구성되며 누구나 가입 가능하다. 급여통장에서 연금통장까지 연결해 평생통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All100플랜 통장'은 우대 거래실적을 충족하고 100만원이상 잔액 유지시 최대 2%의 이자를 지급한다. 동시에 월간 5회 한도로 창구 타행송금수수료 면제, 타행 ATM 현금인출수수료 면제, 예금관련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NH올원 All100카드'는 백화점, 대형마트, 농협판매장, 대중교통, 이동통신요금, 영화 등 문화생활에 이르는 생활 관련 모든 분야에 걸쳐 10%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연금수급권자를 대상으로 한 'All100플랜 연금대출' 역시 은행권 최대인 3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말 계좌이동제 영업점 적용에 맞춰 'NH주거래우대정기예금' 신상품을 출시했다. 사진/농협은행
◇농협은행, 주력상품 3종 100만좌 돌파…파생상품 대응 TFT 구성
지난해 농협은행이 출시한 주거래상품 3종은 100만좌를 넘어섰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한 'NH성공파트너 패키지', 연금수령 고객을 대상으로 한 'All100플랜패키지', 급여고객 등을 위한 'NH주거래 우대 패키지'의 가입좌가 105만좌를 넘었고 가입금액이 2조939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9월 출시된 'NH주거래우대 패키지'는 올해 1월말 56만좌 1조4550억원에서 지난달 말 65만좌를 육박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All100플랜패키지'는 지난해 7월 출시해 38만좌를 넘었다. 1월말에 비해 가입계좌가 3만좌 이상 늘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NH올원카드는 범농협 계열사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전국 8000여개 농협 금융·유통 사업장 이용시 채움포인트 추가 적립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9월22일 출시 122영업일만에 50만좌를 돌파했고 1월말 76만좌에서 이달 24일 80만좌를 넘어섰다.
이와 함께 농협은행은 ISA 출시에 맞춰 관련 상품을 기획중이다. 이미 자금운용부와 다수의 관련 부서들이 협동해 꾸려진 외환·파생사업 활성화 TF에서는 비과세 해외 펀드 및 일임형 ISA출시에 맞춰 파생상품 시장 활성화에 대응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ISA 가입고객에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신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골드바와 여행상품권, 문화상품권 등을 증정하며, ISA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ISA 가입우대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최고 0.5%포인트 우대 금리 혜택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종용·윤석진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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