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지난해 이후 잔뜩 위축됐던 주가연계증권(ELS) 시장도 회복되려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ELS의 주요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가 급락한 이후 ELS 녹인(원금손실가능구간·Knock-In) 우려와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해 ELS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17일
NH투자증권(005940)에 따르면, 12월 퇴직연금 수요 등 계절적 요인을 제외하고 ELS 발행액은 지난해 6월 9조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10월 이후로는 월간 3조원 이하로 발행되는 데 그쳤다.
하지만, 2월 중순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하락을 멈추고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ELS 시장에도 온기가 도는 모습이다. 2월 발행액은 2조8295억원으로 1월의 2조9112억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설 연휴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2월 영업일은 18일에 그쳤다. 3월 역시 15일을 기준으로 10영업일 동안에 2조1029억원이 발행되는 등 회복세는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홍콩H지수가 크게 떨어지던 지난 1월 홍콩 시민이 중심가의 건물 안에 설치된 증시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AP
무엇보다 시장 회복으로 인해 ELS를 조기상환할 기회도 늘어나고, 이렇게 상환된 돈이 다시 신규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재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올 1월 ELS 조기상환 종목 수는 130개로 바닥을 형성했다. 이후 2월 197개, 3월 현재 424개 종목이 조기상환됐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지수의 현재 지수대가 지난해 최고점 대비 60% 수준이라는 점에서 현재 수준 이상을 유지한다면 조기상환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익상환 비율도 높아지면서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원금비보장 공모 ELS의 전체 상환 종목(조기상환과 만기상환 포함)의 수익률을 연율화 해서 살펴본 결과, 수익률은 올해 1월 -4.07%, 2월 -0.33%, 3월 5.00%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LS는 지난 14일 판매를 시작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인해 ELS에 대한 관심을 갖는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문수현 연구원은 “예금금리가 1% 중반대로 낮은 상황에서 ELS 쿠폰 수익률은 6~10% 가량으로 높아 절세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ISA에는 예·적금, 주식·펀드, ELS, 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100명의 PB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상품군별 투자비중에서 ‘ELS(DLS포함)’가 평균 37%를 기록하면서 ISA에 투자할 때 우선적으로 주목해야 할 상품으로 꼽혔다고 밝혔다.
다만 ELS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손실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 보수적인 성격의 ELS 상품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원금손실조건을 대폭 낮춘 ‘초저녹인형 ELS’, 원금손실조건을 아예 없앤 ‘노녹인형 ELS’, 최초 조기상환 베리어를 낮춘 ‘얼리버드형 ELS’, 통상 6개월인 조기상환 주기를 4개월로 단축한 ‘숏텀형 ELS’ 등이 안정성을 보강한 대표적인 유형이다.
문 연구원은 “ELS는 상품의 구조에 따라 쿠폰 수익률이 다양하게 제시되는데, 절세 효과를 높이고자 하는 ELS 투자자는 투자성향에 맞추어 ISA 활용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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