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글로벌 증시가 연초의 급락 모드에서 벗어나 반등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증시 변동성을 나타내주는 지수인 CBOE의 빅스(VIX) 지수가 다시 급등할 것이라는데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한 달간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5% 가까이 오르며 VIX 지수도 26%나 급락했지만, 여전히 주가 하락과 이에 따른 VIX 지수 상승을 예측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닉 체니 야누스캐피탈그룹 ETF 부문 대표는 “지난 한 달간 VIX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금이 35억달러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WSJ은 VIX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도 VIX 등락률의 2배로 주가가 움직이는 레버리지 ETF에 자금이 몰린다고 전했다.
실제로 VIX를 추종하는 ETF 중 하나인 프로셰어즈 트러스트울트라 VIX 단기선물 ETF는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자금이 두 배로 늘어났다.
또한 로이 라르센 라르센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또 다른 ETF인 아이패스S&P500 VIX단기선물 ETF에 투자했다고 밝히며 "최근 미국 증시 급등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대됐다"면서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VIX 투자는 손실을 가져오지만 반대 경우에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최근 주가 상승에도 금값 역시 함께 오르는 현상 역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고스란히 나타내준다고 CNN머니는 전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에 따르면 지난 11주 동안 금 투자 규모는 13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CNN머니는 전문가들을 인용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리스크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에 따른 결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다가오는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어닝시즌 역시 증시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최근 미국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기업 이익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실적 부진이 에너지 섹터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섹터까지 확산되고 있어 우려감을 키운다.
비타 수브라마니안 BoAML 수석 전략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재 어닝 리세션에 와 있다"라면서 "이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비관론을 쏟아내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알리안츠 모하메드 엘 에리언 수석 경제자문은 “향후 증시가 5~10%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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