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가 20대 총선 공천에서 불거졌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30일 대구를 찾았다. 그러나 김 대표를 규탄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몰려와 한때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공천 갈등 후폭풍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재만 지지자들 이동하는 차량위에 올라타기도
김 대표가 주재하는 대구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전체회의는 이날 저녁 7시에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시위대 70여명은 한 시간 전부터 시당 사무실 입구를 봉쇄하고 김 대표의 출입을 막았다.
6시45분쯤 시당 앞에 도착한 김 대표는 경찰들의 보호 아래 시위대 옆을 빠르게 통과해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김 대표의 출입을 저지하기 위해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치달았다. 김 대표의 출입을 저지하지 못하자 울분을 토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김 대표의 ‘옥새투쟁’으로 출마가 봉쇄된 이재만 전 동구청장의 지지자들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재만을 살려내라! 김무성은 물러가라’, ‘박근혜 대통령을 배반한 김무성은 대표직을 즉각 사퇴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김 대표가 사무실로 들어간 이후에도 1시간 가까이 거리 시위를 이어갔다. 한 여성은 마이크를 들고 “옥새를 들고 도망간 김무성 대표를 규탄한다. 대구시당 방문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의 갈등은 김 대표가 전체회의를 끝내고 돌아갈 때 극에 달했다. 김 대표가 건물 현관을 나와 차로 이동하는 동안 집회 참가자들은 김 대표가 이동할 차량 위에 올라가는 등 차량의 이동을 막고 나섰다.
김 대표가 탄 차량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둘러싸여 100여미터를 거북이 주행했고 출발 5분여가 훨씬 지나서야 사무실을 빠져 나갈 수 있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분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한동안 집회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시종일관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발언을 이어갔다. 회의 중간에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과 포옹했고, 전날 김 대표를 향해 “대구의 자존심을 짓밟았다”고 비판한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과도 껴안으며 화합을 과시했다.
김 대표는 “야당이 선거용 야합인 야권연대를 꺼내들면서 국민들을 속여 표를 얻으려 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이 힘을 합치지 못하고 표를 잃게 되면 누가 좋아하고 누가 웃게 될지 냉철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천에서 가장 마음이 아프신 대구시민 여러분들께 사과의 말씀도 드리고, 다시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서 잘 하겠다는 다짐의 말씀도 드려야겠다고 생각해 이 자리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자리에 함께한 최경환 의원은 “대구시민과 경북도민들은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갖고 있다”면서도 “이 모든 것이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고 대구 경북 발전을 위한 산고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대구 경북에선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는 말이 없도록 하겠다”며 “오로지 새누리당이 있는 모습만 보여드리겠다. 그것이 총선 승리의 알파요 오메가라는 생각으로 모두 솔선수범 하겠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공천 거부로 출마가 불발된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지지자들이 30일 김 대표의 출입을 막기 위해 대구시당 사무실 입구를 봉쇄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지지자들이 30일 대구시당 사무실을 빠져나가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차량을 둘러싸고 이동을 막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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