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현대중공업(009540) 노동조합과 사측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올해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가 최근 내놓은 단체협약 개정안에 경영권 참여 및 견제 조항이 담겼기 때문이다. 적자를 내기 시작한 2014년부터 노사관계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임금협상 난항을 이유로 3차 부분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울산 본사 노조 사무실 앞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5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에 따르면 2016년 임금인상 및 단체협약 개정안을 조만간 현대중공업에 전달할 예정이다. 단체협약 개정안 중 핵심은 ▲노조 추천 사외 이사 선임 ▲전환배치 관련 노사공동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 ▲퇴사자 수만큼 신규사원 충원 등이다.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조항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최근에 회사에 비리문제가 불거져 이를 견제하는 차원"이라면서 "회사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투명경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사원 충원에 대해 "하루아침에 기술력을 증진시킬 수 없기 때문에 지금 당장 어렵다고 해서 신규 채용을 미루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회사를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한 조항들"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노조로부터 요구안을 전달받은 후 내용을 검토한 뒤 상견례 등의 일정을 협의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앞서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담화문을 통해 "일감이 줄어드는 만큼 호황기에 만들어진 지나친 제도와 단협사항들도 원점에서 재검토해 현실에 맞게 고쳐나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노조가 임금인상을 비롯해 인사 및 경영에 참여하는 조항을 내세운 만큼 올해 임단협 역시 지난해 이상으로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과 2015년 각각 3조2000여억원, 1조5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냈다. 이 기간 동안 임단협 타결까지 각각 9개월, 6개월이 걸렸다. 대개 2~3개월이면 임단협을 마무리했던 2013년 이전과는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사정이 안 좋아지면 회사는 임금 동결 등 혜택을 줄이려고 하는 반면, 직원들은 그간 회사 기여 분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의견차이를 좁히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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