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경착륙 우려에도 국토부 '모르쇠'
침체 장기화 우려…"정책 일관성 통해 실수요자 주택구입 유도해야"
2016-04-06 16:48:26 2016-04-06 16:48:56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거래량이 급감하고, 청약 미달 단지가 늘어나는 등 회복기미를 보이던 주택시장이 다시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현정권 출범 이후 연이어 시장 정상화 대책을 내놓던 정부는 주택시장 개입을 망설이는 모습이다. 업계는 간신히 붙은 회복 불씨가 혹여나 꺼질지 몰라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주택시장 회복세의 가장 큰 암초는 거래량 급감이다. 지난 2월말 기준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12만163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1%가 줄었다. 특히, 2월 거래량(5만9265건)은 6만건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최근 5년 평균 거래량(6만8000건)보다도 12.2% 줄었다.
 
분양시장 역시 지난해와 같은 활기는 없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전국에서 분양된 51개 단지의 평균 경쟁률은 7.4대 1로 지난해 같은 달 11.1대 1과 비교해 크게 낮아졌다. 미달 단지도 17개 단지, 33%에 달했다. 지난해 3월에는 38개 단지 중 미달 단지는 7곳에 불과했다.
 
대출규제도 주택시장 매수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는 한 요인이다. 그동안은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이 최대 5년까지 가능했지만 이제는 1년을 넘길 수 없게 됐다. 수도권은 지난 2월 대출규제가 시작됐으며, 지방은 다음 달 시행된다. 원금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은 주택구입을 망설이고 있다.
 
남영우 나사렛대학교 교수는 "지금의 주택시장에서 매수자들이 망설이는 것은 대출규제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겠지만 향후 시장흐름을 예측할 수 없는 것도 큰 요인"이라며 "그동안 빚 내서 집을 사라고 권하더니 갑자기 규제로 돌아서는 등 일관성 없는 정부의 방향성에 시장 수요자들의 신뢰가 떨어진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 광진구 일대 아파트 모습. 거래량이 급감하는 등 주택시장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주택시장이 동시다발적으로 위축되면서 경착륙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부동산 시장은 한 번 침체되면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택정책 주무기관인 국토교통부는 여전히 시장개입에 한 발 물러서며 관망하고 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현 정부의 후반부에 자리에 앉은 만큼 지금까지의 정부 정책을 잘 이행하고 마무리하는 것이 본인의 역할"이라며 활성화 대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기조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높은 전셋값에도 가격 하락 불안감에 시장 진입을 망설이는 실수요자들에게는 주택구입에 나설 수 있는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가계빚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지만 부동산시장이 지나치게 위축될 경우 이 역시 우리나라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대구 등 지방은 벌써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그동안 집을 사도 손해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던 만큼 실수요자들은 충분히 주택을 구입해도 괜찮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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