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고시 개정을 통해 ‘동등결합’ 활성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일부 케이블TV(SO) 업체가 동등결합상품 계획을 구체화해 주목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가 지난달 의결한 ‘결합판매의 금지행위 세부유형 및 심사기준 개정안’이 전일부터 효력을 발휘했다. 이번 고시 개정에서 방통위는 동등결합에 대한 금지행위 유형을 세분화해 판매 활성화를 유도했다. 동등결합은 이통사가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와 SO의 유선 서비스를 묶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일 ‘딜라이브’로 사명을 바꾸고 재도약을 선언한 씨앤앰은 이르면 상반기를 목표로 동등결합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는 “이통사 모바일 상품으로 인한 가입자 이탈 비중이 커 점점 더 모바일 결합상품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올해 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상품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딜라이브는 이통사와 알뜰폰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동등결합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다. 고시 개정에도 불구하고 SO들에게 합리적인 비용이 산정되긴 어려울 것이란 이유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것이다.
이에 SO 업계는 정부가 세부 가이드라인까지는 마련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판매대가와 과금주체 산정 등이 적잖은 진통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이종산업 간 동등결합에 참고할 만한 기준이 부재한 상태다. KT(030200)와 LG(003550)유플러스는 자사 유·무선 상품만 결합하고 있고, SK(003600)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유선 상품과 묶어 판매하지만 동등결합이 아닌 ‘재판매’ 형식으로서 결과적으로 자사 상품 간 결합 형태가 된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거래 조건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이에 SO 업계는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와 의도적으로 높은 판매단가에 결합상품을 우선 구성하고, SO들에게 유사 수준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방어에 나설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 측은 “사업자 간 협의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우리는 동등결합을 위해 언제나 창구를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CJ(001040)헬로비전과의 인수합병이 성사될 경우 동등결합상품 출시가 당연시되는 만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딜라이브 등 SO와 이통사·알뜰폰 간의 협상 과정,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결과 등이 동등결합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종삼 SO협의회장은 “앞으로 협회 차원에서도 동등결합 관련 협상을 추진해갈 계획”이라면서도 “현재의 제도로서는 실효성이 불분명해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까지 정부가 관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동등결합’ 활성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일부 케이블TV(SO) 업체가 동등결합상품 계획을 구체화해 주목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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