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성장 둔화가 주요국의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한국의 경우 수출 중심 국가인데다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0일 발간한 '중국의 성장 둔화가 주요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p 하락할 경우, 대(對) 중국 노출도가 큰 싱가포르·인도네시아·한국 등이 상대적으로 크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의 경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때 성장률이 0.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추정 결과를 보면 대중국 노출도가 가장 높은 싱가포르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때 경제성장률이 0.7%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인도네시아도 0.6%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중국 경제에 대한 노출도가 낮은 일본과 미국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시 성장률 하락폭이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경제는 빠른 성장으로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중국 경제는 1990~2010년 사이 평균 10%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급격히 성장했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90년 4.1%에서 2000년 7.5%로 일본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17.2%로 미국과 유럽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제는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면서 세계 주요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07년 14.2%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에는 6.8% 성장에 그쳤다.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6.3%, 6.0%로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중국의 성장 둔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이 중국의 경제성장률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대(對)중국 노출도가 크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 노출도는 총수출에서 중국으로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과 총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곱해서 구한다.
한국은 대중국 수출 비중이 25.4%로 높은 데다 GDP 대비 수출 비중도 50.6%에 달해 중국 경제 노출도는 12.8%로 집계됐다.
주요국 중 싱가포르의 중국 경제 노출도가 23.6%로 가장 컸고, 말레이시아(9.6%)와 베트남(8.6%), 태국(7.6%)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중국에 대한 노출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일본은 3.2%였고 미국은 1.0%에 불과했다.
따라서 국내 경제의 높은 중국 경제 의존도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신흥시장 발굴과 진출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 이외의 신흥공업국에 대한 수출 활로 개척 노력이 요구되는 가운데, 특히 새로운 신흥국으로 부상 중인 아세안(ASEAN) 및 중동 국가들에 대한 진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동남아시아 국가의 경우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적 진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의 성장 둔화에도 상대적으로 아직까지 성장 여력이 있는 중국 내수 시장으로의 진출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향후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가공무역 축소 등으로 과거와 같이 중간재의 대중 수출을 통한 수출 증대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간재 위주인 대중 무역을 중국의 내수시장 확대에 맞춰 소비재와 자본재 등 최종재 위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 경제연구실장은 이어 "중국 경제와 연관성이 높은 신흥국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외환시장의 단기변동성 확대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중국 경제의 돌발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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