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지난주까지만 해도 정의당 대표실과 원내대표실 표시가 선명했던 국회의사당 본청 216호. 정의당 당직자들이 회의실과 기자회견장 등으로 쓰던 이곳의 팻말은 18일 오전 국민의당 당대표실과 비서실로 바뀌어 있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국회사무처가 ‘국회 사무실 배정 및 관리에 관한 규정’을 들어 총선 기간 중에도 공간을 비워줄 것을 요구해왔다”며 “의원총회와 상무위원회, 각종 정책간담회 등을 위한 국회 내 유일무이한 공간을 없앤 사무처의 업무 처리에 유감”이라고 말했다.
216호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이날 정의당 상무위원회에서 심상정 상임대표는 “공간 배분을 둘러싼 큰 정당들의 힘겨루기가 왜 정의당의 유일무이한 회의 공간을 박탈하는 것으로 결론 나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양당 중심의 패권적 국회운영 관행부터 고쳐야한다”고 주장했다. 당직자들은 회의실 밖으로 국민의당 명패가 보이자 “문 닫아놓으면 안되나?”, “셋방 사는 기분이네” 등의 불만들을 쏟아냈다.
정의당은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원내대표 회동에도 초대받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 국민의당 원내대표들만 참석했다.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파견근로자보호법을 포함한 노동 4법 문제 등 정의당 입장에서도 중요한 법안들이 논의되는 자리였지만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와의 통합을 제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정의당 내에서 나왔다. 협동조합 은빛기획의 노항래 대표는 지난 15일 당원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지도부는) 우리 당에 준 국민의 기대와 응원으로 야권을 재정비하고 경기장 안에서 책임있는 선수가 되겠다는 뜻을 확실하게 드러내라. 우리가 이런 구상을 갖고 당내 논의를 이끄는 순간 캐스팅보트는 국민의당이 아닌 정의당이 쥐게 된다”고 주장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내 정의당 원내대표실이 자리잡고 있던 곳에 국민의당 대표실 설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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