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만가구 집주인, 돌려줄 전월세 보증금이 더 많아
금융자산 대비 보증금 부채 평균 1.6배…금융연 "새 새입자 못구하면 보증금 상환 어려워"
2016-04-24 14:38:31 2016-04-24 14:38:31
[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집주인이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세입자가 33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집을 소유한 68만 세입자중 절반가량이 받을 보증금보다 돌려줘야 할 보증금이 많아 계약이 종료될 경우 보증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본 전월세 보증금 자산 및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보증금 자산과 부채를 동시에 보유하는 가구는 작년 3월 기준 68만 가구이다. 이 가운데 보증금 부채가 보증금 자산을 초과하는 가구는 33만 가구로 집계됐다.

 

가구 소유의 주택을 전세 또는 월세로 놓아 보증금 부채가 있고, 다른 주택에 전세 또는 월세로 살아 보증금 자산이 있는 가구는 68만 가구였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인 48.7%는 보증금 부채가 보증금 자산에 비해 크며 금융자산 대비 보증금 부채는 평균 1.6배에 달했다.

 

문제는 받을 보증금보다 돌려줘야 할 보증금이 많을경우 임대차계약 종료 시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보증금 부채의 상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연구원은 33만 가구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부동산 자산으로 나눈 값(LTV:주택담보대출비율)12.4% 정도이지만 부동산 담보대출에 보증금 부채를 합한 후 부동산 자산으로 나눈 값(결합 LTV)63.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즉 금융기관 부채로 보증금 부채를 상환한려는 경우 추가대출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또 원리금상환부담이 42.0%로 나타나 추가적인 대출을 받으면 이들 가구는 상환부담이 매우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연구원은 통계청이 발표한 2015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이용한 결과 작년 3월 기준 우리나라 가구의 34.1%는 전세 또는 월세 보증금이 있는 형태로 입주해 있다고 밝혔다.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응답결과 1864만 가구중 전세가 20.2%, 보증금이 있는 월세는 13.9%를 차지했다.

 

같은 시기 전세 가구의 평균 보증금은 1598만원, 보증금 있는 월세 가구의 평균 보증금은 1447만원으로 보증금이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세 가구가 68.8%, 전월세 가구가 54.7%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14년과 2015년 두 해에 걸쳐 응답한 가구만을 대상으로 분석하면 두 해 연속 전세인 가구의 전세 보증금은 평균 760만원 증가했다. 전세 보증금 증가분의 평균은 넓은 평수로 옮긴 경우, 좁은 평수로 옮긴 경우, 동일한 평수에 있는 경우 모두 늘어났다.

 

두 해 연속 응답한 가구는 1400여만 가구를 대표했는데 2014년 전세인 가구의 2015년 입주형태 변화는 82.2%가 전세로 남았으며 10.1%는 자가로 전환, 6.5%는 월세로 전환, 1.2%가 기타로 전환했다.

 

전세로 남은 가구의 경우 15.7%는 넓은 평수로 옮겼는데 보증금 증가분은 평균 2284만원이었다. 12.7%는 좁은 평수로 옮기면서 평균 601만원의 보증금을 추가로 지불했다.

 

대다수인 71.5% 가구의 경우 동일한 평수에 있으면서 평균 457만원을 더 냈는데 동일한 집주인과 계약 연장을 하면서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의 협의를 통해 인상폭에 제한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원은 경제에 충격이 있을 경우 집을 가진 세입자 가구 중 취약 가구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보증금을 통해 순수 세입자로도 전파될 수 있어 금융상품 개발과 정책적 보완 등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노형식 한국금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본인 소유 주택은 세를 주고 다른 주택에 세 들어 사는 가구주가 보인 소유 주택 세입자의 임대보증금 부채 상환요구에 원활하게 응하지 못하면 경제 충격 발생 시 임대차 시장을 통해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집을 가진 세입자가 임대보증금 부채 상환요구에 직면할 때 일시적인 유동성계약을 해소해주는 대출상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한 추가 대출을 받는 경우 같은 대출금에 대해서 원리금분할상환 원칙 적용에 예외를 두는 정책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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