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이수민(CJ오쇼핑)이 마침내 생애 첫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정상에 오르며 유럽을 정복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개막전 대신 선택한 유럽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앞으로 2년간 자유롭게 유럽을 누빌 기회까지 얻었다.
이수민은 25일 중국 선전의 젠존골프장(파72·7145야드)에서 열린 EPGA 투어 선전인터내셔널(총상금 280만 달러)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기록하며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작성한 이수민은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며 감격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수민은 한국 선수로는 지난해 5월 BMW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안병훈(CJ) 이후 11개월 만에 유럽 정상에 등극했다. 또 최경주(SK텔레콤)를 비롯해 지금까지 단 6명만이 이룬 한국인 유럽프로골프 투어 우승 역사에 7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상금 41만 2353유로(약 5억 3300만원)를 손에 쥔 이수민은 우승으로 2018시즌까지 EPGA 투어 출전 티켓을 따냈다. 이번 대회 출전을 위해 올 시즌 KPGA 투어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 불참한 이수민은 이제 걱정 없이 유럽 무대를 노크할 수 있다. 그간 꾸준히 국내를 넘어 아시아(APGA) 투어와 유럽 무대를 노렸던 이수민이기에 첫 정상 소식은 여러모로 뜻깊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국가 대표로 뛴 이수민은 목표로 했던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은커녕 출전 자체가 좌절되며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다. 이후 아마추어 신분 대신 프로로 전향한 그는 제 기량을 되찾으며 지난해 KPGA 투어 군산CC오픈 우승과 SK텔레콤오픈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KPGA 신인왕에 오른 것을 비롯해 대상 부문 2위, 상금 3위에 자리했다. 국내에서 순조롭게 적응했지만, 이후 더 큰 무대를 바라봤다.
이수민은 지난해 10월 EPGA 투어와 아시아투어 공동 개최로 열린 UBS홍콩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 2월 EPGA, 아시아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린 메이뱅크 챔피언십 말레이시아에선 준우승을 차지하며 우승에 한발 다가섰다. 이번 우승은 그간 쌓은 경험의 산물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했던 이수민은 또 하나의 도전에 나선다. 바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이다. 이수민은 현재 세계랭킹 128위지만 이번 우승으로 75위 이내 진입이 유력하다. 그렇게 되면 안병훈(31위), 김경태(하나금융그룹·62위)에 이어 한국 선수론 3위가 된다. 지금의 상승세라면 2장 걸린 리우행 티켓 싸움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
이수민이 유럽 무대 정상을 차지하며 더 큰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매번 국내에 만족하지 않고 '큰물'을 원했던 그가 이제 진짜 '큰물'에서 놀 기회를 잡았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수민이 25일 열린 유럽프로골프 투어 선전인터내셔널에서 우승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열린 3라운드 장면. 사진/신화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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