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012330)가 올 1분기 현대자동차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소폭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물류를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 등은 현대차 부진에도 불구하고 해외물류 실적이 견인하면서 실적이 반등했다. 다만 변속기 등 구동부품을 생산하는 현대위아는 실적부진을 면치 못했다.
27일 현대모비스(012330)를 비롯한 현대위아(011210), 현대글로비스(086280), 현대건설(000720), 이노션(214320)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일제히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자동차 부품 공급사간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모비스는 1분기 매출액 9조3395억원, 영업이익 71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 2.2%씩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신흥국 판매 부진에 따른 완성차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AS부문 호조가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견인했다.
부품 증가로 매출 증가에 비해 손익은 악화됐던 모듈·핵심부품 부문과 달리 AS부품 사업이 미주와 유럽 등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보수용 부품판매가 호조를 맞으며 매출과 수익성 모두 개선됐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본격 운행을 시작한 러시아 보스토치니, 모스크바 등 총 1만여km를 잇는 세계 최장 철로망 '시베리아 횡단 철도'로 보수용 부품 운송 거리를 기존 42% 수준으로 단축시킨 점 역시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선 개선에 기여했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해당 철로를 통한 육상운송을 본격화하고 운영 구간 역시 1000km 가량 확장할 예정이다. 예카테린부르크와 모스크바의 물류센터까지 부품을 더욱 빠르게 공급, 물류 합리화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반면, 변속기 등을 생산하는 현대위아는 매출액 1조8387억원, 영업이익8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 38.5%씩 감소했다. 1분기 국내와 중국 등 주요 시장 차량 부품 물량 감소와 제품 구성 변화가 악재가 됐다.
특히, 중형 엔진을 생산하는 산둥법인이 위치한 중국에서 현지 정부가 1.6리터급 이하 엔진 탑재 차량에 대한 취득세 인하 정책을 펼치면서 가동률이 크게 둔화됐다. 여기에 서산과 멕시코 신규 공장 초기 가동에 따른 비용 증가 역시 수익성 악화 요소로 작용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 운송량 감소 속에 우호적 환율을 등에 업고 반등에 성공했다. 매출액 3조3861억원, 영업이익 17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10.3%씩 증가했다.
1분기 현대글로비스의 현대·기아차 수출물량은 49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했지만 벌크 해상운송과 해외법인 현지 내륙 운송 등 기타 해외물류 등이 두자릿수대 성장에 성공하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27일 현대차그룹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현대건설은 저유가와 경기침체로 인한 건설 업종 우려 속에서 선방했다. 1분기 매출액 4조2879억원, 영업이익 207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 3.3%씩 증가하며 지속적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1분기 현대건설의 실적은 해외 부문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졌다. 베네수엘라 푸에르토 라크루즈 정유공장 공사와 UAE 사브(SARB) 해상원유처리시설 공사, 현대케미칼 MX Project 등 국내외 대형공사에서 이어진 매출 증가세는 전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현대건설은 1분기 쿠웨이트 알주르 LNG 터미널 공사, 고양 삼송오피스텔 공사 등 전년 동기 대비 69.3% 증가한 5조2025억원 상당의 수주를 기록했다. 향후 실적 전망 역시 해외 대형 공사 매출 확대와 국내 주택공급 확대에 따라 우호적인 상황이다.
이노션은 글로벌 신차 출시대행 증가와 해외 비계열 광고주 확장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1.1%, 12.1%씩 증가했다. 1분기 매출액 2751억원, 영업이익 20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노션 관계자는 "1분기 계절적 비수기에도 국내외 신차 출시 대행 효과를 비롯한 미국 슈퍼볼 광고 1위 달성, 해외 비계열 광고주 확장 등에 실적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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