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이웃팀 회식에 참석하고 도보로 귀가하던 중 맨홀에 빠져 사망한 남성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이진만)는 A씨가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망인은 LG이노텍 사용자 측의 전반적인 지배·관리하에서 이뤄진 회식에서 과음으로 정상적인 거동능력이나 판단능력을 상실했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이어 "회식 비용은 법인카드로 결제돼 복리후생비로 회계처리됐고, 회사도 공식행사로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재판부는 "업무상 회식이라 회사 측이 과음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고 사실상 유도 내지 방치했다"면서 "음주로 발생한 사고는 회사 측 위험영역에 있다"고 판시했다.
소송을 낸 A씨의 남편 B씨는 2013년 12월 회사 내 협력부서 송년회에 참석한 뒤 도보로 귀가하다 충북온천 공사현장 내 하수구 맨홀에 빠져 사망했다.
A씨는 2014년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B씨가 강제 없이 자발적으로 회식에 참석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재차 근로복지공단에 심사청구를 했지만 기각당했고,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했지만 역시 기각됐다.
사진/뉴스토마토 DB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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