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해 원료를 사용해 최초로 제품이 개발된 당시의 정확한 사실 관계 규명을 위해 옥시레킷벤키저 전·현직 연구소 관계자를 재조사한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오는 3일 현 연구소장 조모씨와 전 선임연구원 최모씨, 현 연구소 직원 김모씨 등 3명을 다시 소환한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지난 2000년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원료를 사용해 가습기 살균제 제품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을 제조하게 된 과정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이들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검찰은 제품 제조 과정의 사실상 최종 결정권자로 보고 있는 신현우(68) 전 대표를 재소환하거나 대실 심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은 진술을 듣는 단계로, 예전 일에 대해 퍼즐 맞추기를 하는 중"이라며 "퍼즐에 나온 그림을 확정한 다음에 피의자 확정 등 수사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레킷벤키저 영국 본사에 대해서는 "본사에 책임이 있다는 단서나 증거는 없다"며 "본사가 (판매를 지속하도록) 지시를 했다면 문제될 수 있으나, 드러난 것이 없어 가능성을 가지고 조사하겠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옥시레킷벤키저의 의뢰로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한 한빛화학의 대표 정모씨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옥시레킷벤키저에서 광고를 담당했던 전 직원 2명도 함께 소환해 제품의 안전성에 관해 허위로 광고한 경위를 조사해 과실 혐의가 있는지, 광고 표시 자체가 법규 위반이 되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한편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현 RB 코리아) 대표는 이날 오전 피해자에 대한 조속하고 공정한 보상을 위해 오는 7월까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민변 환경보건위원회는 이날 오후 영국 본사 CEO인 라케쉬 카푸어 등 경영진 8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후 소환 조사를 요구했다.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옥시 기자회견에 대한 피해자와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가습기 살균자 피해자 가족이 옥시 영국본사 이사진 형사 고발 소장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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