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성추행 혐의를 받았던 피의자의 검찰 진술 내용을 공개하라는 피해자 요구를 거부한 검찰 처분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호제훈)는 A씨가 "정보공개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서부지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 처분은 검찰보존사무규칙을 따랐지만 이 규칙은 법률의 구체적 위임 없이 행정기관 내부 사무처리준칙을 정한 것에 불과해 열람·등사를 제한한 것은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자들의 성명은 정보공개를 구하는 필요성이나 유용성, 개인의 권리구제라는 관점에서 원칙적으로 공개돼야한다"면서 "이름을 제외한 개인에 관한 정보는 원고가 요구하는 정보도 아니고 공개될 경우 악용될 우려가 있어 비공개대상 정보"라고 덧붙였다.
또 "해당 진술 내용은 원고와 관련자들 사이에 일어난 사실에 관한 진술이고 공개를 요구하는 이유도 피의자에 대한 민사소송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련자들은 고소내용을 부인하고 있어 진술내용이 공개되더라도 사생활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2년 10월 평소 알고 지내던 B씨가 "가슴을 만지는 등 세차례 추행했다"며 검찰에 고소했으나 B씨는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이에 A씨는 2014년 11월 서울서부지검에 B씨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와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대질)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서울서부지검은 검찰보존사무규칙에 따라 본인의 진술 부분에 대해서만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며 대질 내용 가운데 A씨 진술 부분만 공개하고 나머지 정보 공개는 거부했다. 이에 A씨는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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