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킨 옥시레킷벤키저의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의 최고경영자(CEO)가 고액연봉 논란에 휩싸였다.
8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레킷벤키저 주주총회에서 일부 주주들이 라케시 카푸어 CEO의 연봉이 과도하게 책정됐다고 시위를 벌였다.
카푸어 CEO의 지난해 연봉은 2320만파운드(한화 약 388억원)로 2014년에 비해 100% 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카푸어는 영국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CEO 가운데 한 명이 됐다. 영국 FTSE 100 지수편입 기업 가운데 세계 최대 광고업체 WPP 그룹의 마틴 소렐(7000만파운드) CEO에 이은 2위다.
카푸어 CEO의 연봉 급증은 주가 상승 때문이다. 레킷벤키저는 진통제인 뉴로펜, 콘돔으로 유명한 듀렉스 등의 판매가 늘면서 주가가 상승했는데 카푸어 CEO는 주가에 따라 보너스를 받는다.
지난 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레킷벤키저 주주총회 앞에서 열린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시위. 사진/로이터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레킷벤키저 주가는 카푸어가 CEO로 임명된 지난 2011년 9월 주당 33파운드에서 이달 현재 67파운드 가량으로 뛰었다. 2011년 카푸어 CEO 연봉은 660만파운드 가량이었다.
올해 주총에서 레킷벤키저의 임금보고서에 반대 의견을 나타낸 주주는 전체의 18%로 이 가운데는 로얄런던자산운영 등 주요 주주가 포함됐다.
영국의 최대 연기금 중 하나인 철도연금을 대표해 주주총회에 참가한 대표자는 "레킷벤키저 이사회의 과도한 보상에 대해 매우 강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도 레킷벤키저 주주총회장 앞에서 사과와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 시위 참가자는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수 많은 아이들을 죽이고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상품을 만든 회사 CEO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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