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정부가 경제위기 돌파를 위해 중소기업의 수출기업화를 내놨지만, 정작 정책의 상당수가 유사하거나 중복돼 효율성이 떨어짐은 물론 행정 인력과 예산 낭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민간 주도의 시장중심형 수출촉진체계 구축을 위한 ‘글로벌 시장 개척자’(Global Market Developer) 사업을 준비 중이다. 평소 ‘수출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는 주영섭 중기청장이 크게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중기청은 수년 전부터 ‘중소기업 수출기업화 사업’,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사업 ‘월드클래스300’,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사업’ 등 비슷한 성격의 다양한 사업들을 관계 부처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들이 기존 사업들을 잇는 정책의 연속성도 없다. 때문에 무조건 판을 벌이기 보다 기존 사업의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중기청 관계자는 “신규 사업 추진은 계속 변화하는 시장의 요구 상황에 대응하는 차원”이라며 “기업들의 요구가 각각 다른 상황에서 특정 지원정책을 꾸준하게 이어가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반박했다.
반면 중소기업계와 학계의 주장은 다르다. 이 같은 중구난방식 지원정책은 자원 투입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오동윤 동아대 교수는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와 중소기업 글로벌화 지원 체계 및 전략’에서 2015년도 기준 정부의 중소기업 수출지원 사업은 7개 부처, 13개 사업, 1792억원, 67개 세부사업으로 분산돼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현재 정부의 수출지원 사업은 파악하기 힘들뿐더러 수요자인 중소기업에게 전달되는 과정 또한 복잡하고 실질적인 지원이 미흡하다”며 “지원체계를 일원화하고, 통합관리 시스템을 마련하며, 성과는 장기적으로 기대하는 정책기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비효율적인 정부 지원정책의 이유로 부처 이기주의나 부처 칸막이 현상이 꼽히기도 한다.
국회 산업통산자원위원회 소속 오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중소기업 수출 지원정책의 대부분이 각 부처에서 소관 산하기관을 통해 위탁 수행되고 있다”며 “이는 지원기관의 전문성보다는 부처 편의성 및 자기식구 챙기기 식의 사업수행이 될 가능성이 높아 실질적 성과 제고에 걸림돌이 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좌)과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가 지난 4월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중소기업 대중국 수출 물류환경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