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국 전기차 인프라 초고속 확충…국내 327㎢당 1개
공공 급속 충전기 1개당 차량 17대 공유…미국은 2대당 1개꼴
2016-04-29 06:00:00 2016-04-29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매김한 글로벌 전기차시장 경쟁에서 국내 열악한 투자와 환경으로 인해 경쟁에서 도태되고 있다. 정부와 일부 기업체가 나서 관련 정책과 기술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인프라는 전기차를 사서는 시외를 갈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출시된 전기차 7종의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150km 안팎이다. 여기에 여름과 겨울 냉난방에 따라 주행거리는 더욱 짧아진다. 오는 6월 출시 예정인 현대차 아이오닉이 국내 판매 모델 가운데 가장 긴 주행거리를 갖췄지만 그 역시 180km 수준에 불과하다.

 

오는 20181회 충전시 주행거리 320km를 구현한 신 모델을 내놓겠다는 현대차를 비롯해 각 사별로 저마다의 계획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정작 충전소가 거의 없다때문에 국내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서는 당장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우선이라는 분석이다.

 

전기차 충전시설은 크게 완속 충전시설과 급속 충전시설로 나뉜다. 완속 충전시설의 경우 1회 충전에 4~5시간이 소요되는 탓에 공공 충전 시설로는 적합하지 않아 30분 내외로 충전이 가능한 급속 충전시설이 현실적이다.

 

충전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완속 충전시설의 경우 거주지 주차장 등에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아파트와 공공주택에 함께 거주하는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절차 또한 복잡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전국 337개의 공공 급속충전 시설이 구축돼있다. 이는 3271개의 충전시설이 존재하는 꼴이다. 국내 시판 중인 전기차의 주행 가능 거리를 고려했을 때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특히 이마저도 서울 42, 경기 57, 제주 49개로 특정 지역에 몰려있어 운전자들이 체감하는 충전소간 거리는 훨씬 늘어난다. 세종시와 대전시의 경우 급속 충전시설이 각각 1, 2개씩에 불과하다. 이는 전국 3000개의 충전시설을 갖춘 일본의 10%를 겨우 넘어서는 수준이다.

 

 

국내 공공 급속충전 시설 337개는 전기차 대당 17.2대가 공유해야 하는 규모로 대중화를 위한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 수준이다. 사진은 광주시의회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들이 충전 하고 있는 모습./뉴시스

 

 

또 이달까지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가 5800여대인 점을 감안했을 때 급속 충전시설 1개를 17여대의 차량이 공유하는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미국에 등록된 전기차 65850대가 31792(충전기 1개당 2대 공유)의 충전기를 나눠 사용하는 것 큰 격차다.

 

비록 정부가 급속 충전시설을 올해 28, 오는 2020년까지 140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제주도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7월까지 제주지역에 급속충전소 100곳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혔음에도 현재까지 확보된 부지는 50곳이 채 안 될만큼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1200만원으로 고정된 정부 보조금과 달리 0원에서 800만원으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지자체별 자체 지원금 역시 소비자들의 적극적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중국은 전기차 대중을 위해 정부가 전폭적 지지를 아끼지 않는 대표적 국가다. 중국은 일찌감치 전기차 산업을 차기 육성 산업 가운데 하나로 꼽고 다양한 공급 촉진과 기술 향상을 위한 지원책을 펼쳐왔다.

 

지난해 '중국제조 2025'계획을 통해 향후 10년간 전기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중국은 올해 2월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이 새로 구매하는 차량의 절반 이상을 신에너지차로 채운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500만대를 생산하고 충전소 12000, 충전기 480만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공공 충전소는 약 3000개 수준이다.

 

자국 기업 육성을 위한 적극적 지원책도 눈에 띈다. 정기적으로 선정되는 가격 보조금 지원 대상을 모두 로컬 브랜드 차량으로 채운 것. 이 같은 정부 지원사격에 힘입어 토종 브랜드인 BYD와 상하이 자동차 등의 전기차는 현지에서 업계 대표주자 테슬라의 모델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 Le 공동설립자인 Jia Yueting이 2016 베이징 모터쇼 사전 행사를 통해 전기차 콘셉트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은 기술력 열세를 고질적으로 지적받던 토종업체들의 경쟁력 역시 상승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중국 업체들은 지난 25일부터 중국 국제전람센터에서 개최 중인 ‘2016 베이징 모터쇼에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출품하며 달라진 중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을 뽐냈다.

 

베이징 모터쇼에 참석한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는 생각했던 것보다 중국 전기차 기술력이 높아 놀랐다우리도 시장 대응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