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 등 주요 면세점 환율담합, 과징금 '0' 논란
공정위, 8개 업체에 시정명령만 내려 …'제재 가볍다' 지적도
2016-05-11 16:27:15 2016-05-11 16:53:07
[세종=뉴스토마토 임은석기자]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면세점 국산품 판매가격을 달러표시 가격으로 전환하기 위한 적용환율을 담합한 호텔신라 등 8개 면세점 업체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기간의 담합을 인정하면서도 소비자 피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아 제재가 가볍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호텔롯데, 부산롯데호텔, 롯데디에프글로벌, 롯데디에프리테일, 호텔신라, 동화면세점, 에스케이네트웍스, 한국관광공사 등 8개 면제점 업체는 지난 2007년 1월부터 2012년 2월까지 모두 14차례에 걸쳐 유무선 전화 연락 등을 통해 국산품 적용환율과 적용시기를 공동으로 결정하고 실행했다.
 
 
적용환율은 면세점의 국산품 원화가격을 달러가격으로 전환할 때 기준이 되는 것으로 시장환율보다 적용환율이 낮으면 면세점이 이익을 취하고, 높으면 손실을 보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면세점 국산품 판매가격을 달러표시 가격으로 전환하기 위한 적용환율을 담합한 호텔신라 등 8개 면세점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이들 업체는 2006년 7월부터 시내 면세점에서 내국인에 대한 국산품 판매가 허용되면서 면세점 간 동일 상품의 달러표시 판매가격 차이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 제기 등으로 2007년 1월부터 국산품 적용환율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
 
이후 5년여 동안 총 14차례의 적용환율과 적용시기를 담합해오던 중 신라가 2011년 5월에, 롯데·동화 등 나머지 7개 면세점 사업자는 2012년 2~3월에 담합을 중단했다. 일부 업체는 공정위에 리니언시(자진신고 감경제도)를 신청했다.
 
공정위는 담합 행위를 인정하고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과징금은 부과하지 않았다. 담합으로 인해 면세점 간 가격 경쟁이 제한됐지만 이로 인한 부당이득이 크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달러가격이 정해졌지만 최종 판매단계에서 환율보상 할인 등 판매촉진 활동을 통해 경쟁이 활발하게 이뤄진 점도 감안했다.
 
김재신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장은 "담합을 한 사실은 분명하지만 이를 통해 면세점 업체들이 얻은 부당이득이 미미하다고 판단해 시정명령만 내리게 됐다"며 "담합을 통합 경쟁제한성 또한 일반적인 담합 사건보다 낮아 과징금은 부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종=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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