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대중국 통상 압박에 삼성·LG 등 국내기업도 긴장
중국산 제품 반덤핑 제소 급증…"생산기지 이전 검토" 조언까지
2016-05-22 15:55:15 2016-05-22 16:33:34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지위(MES)를 놓고 세계 경제의 '빅3'인 중국·미국·유럽연합(EU)이 충돌하고 있다. 미국·EU 기업의 중국 제품에 대한 고율의 반덤핑 제소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한국 기업들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다. 
 
22일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가 발간한 '중국의 시장경제지위와 반덤핑 피소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당시 "비시장경제 지위를 15년 후인 2016년 말 종료할 것"이란 조항에 따라 시장경제지위 획득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EU 의회와 미국의 철강, 섬유 등 제조업 단체들의 반대라는 암초를 만났다. 시장경제지위를 받지 못할 경우 자국 내 원가를 인정받지 못해 덤핑 판정 등에서 패소 확률이 높아진다. 
 
최근 미국과 EU 기업들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도 빠르게 늘고 있다. 4월까지 미국과 EU 기업의 반덤핑 제소 건수는 12건으로 지난해 전체 건수(11건)를 이미 넘어섰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고율의 덤핑 판정이 이어지며 중국의 수출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일반 화물용 컨테이너에 107.2%의 덤핑 마진율을 산정했다. 멜라민과 불화탄소 냉매에 대해서도 363.3%와 255.8%의 마진 판정을 내렸다. 통상적으로 덤핑마진율이 100%를 넘어가면 수출 중단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미국 서부 최대 가전전문 유통업체 프라이스의 네바다 지점에서 직원이 LG 드럼세탁기 제품의 배송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중국산 제품에 대한 덤핑 관세 분쟁은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한국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도 중국 기업과 마찬가지로 제출 원가 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덤핑 마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강하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월풀사가 미국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판매하는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요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월풀사가 주장하는 덤핑마진율은 68.9~109%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중국산 세탁기는 연간 250만대 정도다.
 
무역협회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제기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두 가지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과 EU에 대한 수출액이 적은 경우에는 당분간 중국 내수에 전념하고, 물량이 많으면 베트남 등 제3국 생산물량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조언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을 새로운 생산기지로 주목하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아보인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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