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여신협회장, 관피아 부활 신호탄 되나?
금융위 "민간 되겠나" 바람잡기…업계도 바람막이 협회장 원해
2016-06-02 11:10:27 2016-06-02 18:01:15
[뉴스토마토 이종호·이정운기자]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후보에 기획재정부 출신인 우주하 전 코스콤 사장이 출사표를 내면서 '관'과 '민'의 대결이 됐다. 특히, 일각에서는 그동안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던 우주하 전 사장이 지원하면서 유관기관에 관피아가 돌아오는 첫 신호탄이 여신협회장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2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전날 여신협회장 등록을 마감하고 협회 이사들에게 이들 세 후보의 명단을 통보했다. 여신금융협회장 후임 최종 후보에는 황록 전 우리파이낸셜 사장과 김덕수 전 KB국민카드 사장, 우주하 코스콤 전 사장이 올랐다.
 
황록 전 사장은 1956년생으로 경상북도 상주 출신이다. 경북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우리은행 부행장, 우리금융 미래전략본부장, 우리금융연구소장 등을 거쳐 지난 2013년부터 1년 간 우리파이낸셜 사장을 역임했다.
 
김덕수 전 사장은 1959년생으로 대전고와 충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KB국민은행 입행 후 인사부장과 기획조정본부장을 거쳐 국민카드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민카드 사장을 지냈다.
 
우주하 전 사장은 1956년생으로 대구상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행시 22회로 재정경제부 관세제도과장과 국방부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코스콤 대표이사를 맡은 바 있다. 세 후보 중 유일한 관료 출신은 우주하 전 사장 뿐이다. 당초 여신협회장에는 민간출신의 인사가 선임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관료 출신인 우주하 전 사장이 후보에 등록하면서 '관' 과 '민'의 대결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관피아 논란을 막기 위해 김덕수, 황록 중 한 명과 우 전 사장이 복수로 최종 후보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여신금융협회장은 회추위에서 단독후보를 선정하면 72개 회원사가 모이는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선출됐지만 좋은 그림을 만들기 위해 복수의 후보 경쟁구도를 만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민간출신 보다는 관료출신 협회장 선출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도 그간 관료출신 협회장들이 임명돼 온 상황에서 민간출신 협회장이 선출되는 것을 의문스럽게 보고 있다"며 "일부 당국 관계자들은 민간 출신이 되겠냐는 이야기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여신업계에서도 정부와 정치권의 바람막이 역할로 관료 출신을 원하는 분위기다.
 
여신전문금융사들의 자동차금융에 편중된 영업구조와 수수료율 인하 등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시장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민간출신 보다는 관료출신이 시장개선에 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동안 여신협회장에는 주로 경제부처나 금융당국 관료 출신이 임명돼왔다. 현 회장인 김근수 여신협회장 역시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출신이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민관유착과 전관예우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관피아 방지법이 있지만 우주하 전 사장은 이에 해당하지 않아 그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번 여신협회장 결과에 따라 대기 중인 보험협회 전무 자리도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생·손보협회는 지난해 부회장직을 없애고 신설한 전무직을 수 개월째 채우지 못하고 있다. 
 
총선 전인 지난 3월 생보협회는 서경환 전 금융감독원 국장, 손보협회는 송재근 금융위원회 과장을 내정했지만 '여소야대'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차기 여신협회장 자리는 관피아에 대한 여론을 확인하기 좋은 기회"라며 "차기 여신협회장 선출 결과에 따라 남은 자리도 결정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장 후임 최종 후보에는 (왼쪽부터)황록 전 우리파이낸셜 사장과 김덕수 전 KB국민카드 사장, 우주하 코스콤 전 사장이 올랐다. 사진/뉴시스
이종호·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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