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미세먼지 주범으로 경유차가 지목되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기차는 동력으로 내연기관을 사용하지 않아 매연이 발생하지 않는다.
덩달아 배터리 시장도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은 배터리다. 배터리의 용량과 집적도에 따라 전기차의 최대 주행거리가 결정된다. 전기차의 무게도 배터리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가격 역시 전기차의 40~50%에 이른다.
지난 4월 서울 영등포구청 환승공영주차장에서 전기차가 충전되고 있다. 사진/뉴스1
올 들어 극심해진 대기질 악화로 전기차가 주목을 받으면서
삼성SDI(006400),
LG화학(051910),
SK이노베이션(096770) 등 배터리 제조사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일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에게 긍정적”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중 리튬폴리머 방식이 가장 앞선 기술로 평가되는데, 국내 제조사들의 기술력이 우위”라고 말했다.
완성차 제조사들도 시장 흐름이 변하면서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공급 계획을 내놓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2016 부산국제모터쇼’에서 “2020년까지 28개 차종의 친환경차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GM도 하반기 출격 예정인 전기차 2세대 쉐보레 볼트를 이번 모터쇼에서 선보였다.
세계 전기차 1위 테슬라가 내년 말 신차 ‘모델3’를 내놓기로 한 것도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에게는 긍정적이다. 파나소닉으로부터 배터리를 독점 공급받고 있지만 급증한 예약주문에 공급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 이를 우려한 테슬라는 최근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과 잇달아 접촉, 배터리 공급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의 대중화가 앞당겨지면서 관련 배터리 시장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일본 시장조사기관 B3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6조4000억원에서 2020년 18조8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 전기차 시장은 태동 단계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8년간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는 총 5000대 규모로, 올해 8000대를 더해 1만3000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포함한 전기차 판매량이 20만대를 넘어서며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발돋움했다. 일본 또한 지난해에만 1만2000대가 보급됐다.
인구수와 경제 규모를 감안하더라도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전기차 사용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부족하고, 기반시설 또한 열악하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을 지난해보다 300만원 줄인 1200만원으로 책정했다. 운전자에게 가장 중요한 충전시설도 부족하다. 일본의 전기차 충전시설이 2만2000대인 반면 우리나라는 330대에 불과하다.
시장 규모가 차이를 보이면서 배터리 제조사들도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독일 아우디, 미국 GM·포드 등 해외 완성차 제조사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김 교수는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기회를 틈타 운전자를 위한 혜택을 늘리고 충전소를 확대하는 등의 노력이 절실하다”며 “배터리 제조사들에게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우리 배터리 기술력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