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잔고 100조원대를 돌파하며 뭉칫돈이 몰리던 채권형펀드가 환매조짐을 보이고 있다. 채권시장 추가 강세 부담에 투자심리가 더 이상 지속되긴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하지만 당장 발을 빼긴 이르다는 진단도 맞서고 있어 주목된다.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고 기회를 노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1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지난 10일 하루동안 1205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달간 1조6234억원, 최근 1주일간 2427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다 돌연 썰물흐름을 탄 것이다.
앞서 채권형펀드는 6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금리하락(채권값 상승)을 노린 투자자금이 유입되며 12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그러다가 자금 순유출로 돌아선 것은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다. 이날 채권형펀드는 12일 연속 순유입 흐름을 끝내고 678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결국 저금리를 저항할 대안은 위험자산이다. 연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란 심리에 기관 등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의 추가 강세 또한 부담이라는 평가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강화에 따른 채권금리 하락 영향으로 국내 역시 하락했으나 서서히 다가오는 브렉시트 경계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는 만큼 추가 강세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중금리가 연일 강하게 빠지고 있다는 점은 추가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한다. 박혁수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국고 3년물과 기준금리간 스프레드가 7bp로 추가 금리인하 기대를 선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채권펀드 환매조짐에도 당분간 채권형펀드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배경이기도 하다. 한 국내 채권펀드 운용역은 "주식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채권강세 지속 가능성도 높아진 상태"라며 "추가 불입은 아니더라도 기존 채권펀드 투자자라면 다음 기회(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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