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기준금리 인하에 '분주'
카드사, 대출금리 이르면 올 하반기 소폭 인하
저축은행, 예적금 금리는 인하…대출금리는 관망
2016-06-13 16:09:34 2016-06-13 16:09:34
[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습적으로 낮추면서 카드·저축은행업계가 여수신 금리인하 수준과 시기를 두고 분주한 모습이다.
 
카드사들은 자금조달 시기에 맞춰 올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소폭 인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의 경우 우선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수신금리를 낮출 예정이지만 대출금리는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기준금리가 1.25%로 인하되면서 카드·저축은행업계가 금리인하 시기와 금리조정 범위를 두고 내부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카드업계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조달비용이 줄어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생겼지만 자금조달 시기에 맞춰 인하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월별 조달한 비용을 단계적으로 운용하는 만큼 이미 발행한 회사채의 비용을 고려해 인하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며 "카드업계가 일반적으로 1년에 반기별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만큼 빠르면 올 하반기 혹은 내년 상반기에 대출금리가 일정수준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카드업권 특성상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회사채를 발행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대출 자금을 마련하고 상품금리 인하를 적용하기까지 시일이 걸린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여신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보통 1달에 한 두번 사채발행을 진행하는 가운데 이번 기준금리인하에 따라 차츰 금리인하 폭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회사채 만기가 3년에서 5년으로 지정된 만큼 이번 금리인하가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는 3년에서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지난달 '카드사의 불합리한 영업관행 개선대책'을 발표하면서 카드사의 신용대출 금리 산정 방식을 투명화, 합리화하도록 압박한 바 있어 대출금리인하 방향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 달 금융당국의 대책발표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의 평균 금리를 일부 조정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었다"며 "이번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당국이 관행 개선에 나선 만큼 카드사들의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도 기준금리 인하에 여파로 수신과 여신금리 조정을 준비하고 있다. 
 
그간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과의 비교적 높은 수신금리를 강점으로 내세워오면서 고객영업에 나서왔다.
 
그러나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금리인하가 불가피해지자 저축은행들도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를 줄이기 위해 수신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올 1분기 기준) 저축은행업계의 평균 예금금리는 2% 밑으로 떨어져 전체 79개 저축은행 1년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1.99%, 정기적금의금리는 2.69%를 기록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 금리 인하 움직임에 따라 저축은행들도 수신금리를 낮추는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출금리에 대해서는 당장 내릴 수 있는 상황을 아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업계 다른 관계자는 "여신금리의 인하 폭에 관련해선 고객들의 실질적인 체감을 위해 시장추이를 좀 더 지켜본 뒤 결정할 예정"이라며 "금리인하로 수익이 줄어든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채널을 통해 모집비용을 줄이는 방향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활성화하고 있는 중금리 대출상품의 금리인하와 관련해서는 사실상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금리 대출의 경우 저축은행들의 마진폭이 적어 대출금리를 더 낮추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사업을 진행하는 저축은행들의 경우 마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까지 낮추기는 어렵다"며 "중금리 대출을 제외한 기존 대출상품들의 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연 1.25%로 인하하자 2금융권인 카드·저축은행업계가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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